미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결정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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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결정을 지지한다
  • 배재민 기자
  • 승인 2020.09.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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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에서 2024년 열리는 시상식에서부터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기위해 충족해야 하는 필수 조건을 공개했다. △배우, 영화 안에서의 묘사, 주제와 관련된 항목 △감독·작가·촬영감독 등과 같이 스태프와 관련된 항목 △유급 인턴십 등 영화산업 진입 기회와 관련된 항목 △마케팅·홍보 관련 항목이다. 이 중 최소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작품상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조건 중 흥미로운 부분은 스태프와 관련된 항목과 유급 인턴십 관련 항목, 즉 제작 항목인데 이는 촬영, 분장, 연출, 미술, 각본 중 최소 두 개 부분에서 담당자가 여성, 소수 인종, 성 소수자, 장애인 등 소수자여야 한다.

이번 아카데미의 결심은 지난 6월, 배우 지망생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인 ‘아카데미 골드 프로그램’에 장애인 배우들도 모집하기로 한 결정과 정확히 이어진다. 미국 백인 남성들을 위한 잔치라고 불리던 시상식이 지금까지의 불균형을 제대로 인정하고 변화를 꾀하려는 선택이다.

현재 미국이나 한국이나 관련 기사의 리플들을 읽어보면 비판하는 측들의 주요 주장은 “실화기반 영화일 경우 고증에 맞지 않게 다른 인종, 소수자들을 캐스팅하는 건 무리다.” 혹은 “억지로 다양한 인종과 소수자들을 시나리오에 욱여넣으면 완성도가 떨어진다.”이다. 틀린 말은 아니나 아카데미는 위의 네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고 하지 않았다. 저 중 두 부분만 충족시키면 되니 제작팀을 다양하게 꾸리면 되는 일이다.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필수조건 중 배우 관련 조건보단 스태프, 인턴 관련 조건이 미래 영화계에 더 큰 이득이 되리라 판단된다. 영화는 거대자본이 투입되는 예술이다. 아무나 영화를 찍고 싶다고 찍을 수 없다. 영화를 찍기 위해서 경력이 없으면 자체 제작할 돈이 있든가 돈이 없으면 투자를 받을만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다양한 스태프들을 소수자로 꾸려 그들에게 경력을 쌓게 하고 입봉기회를 주어서 그들이 하고픈 말을 영화로 제작하는 것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다양성을 넓히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 대중 영화 트렌드와 기술을 이끄는 아카데미의 결정은 영화계의 작은 씨앗이다. 이 씨앗이 어떻게 자랄지, 2024년 이 씨앗의 첫 번째 가지가 될 영화는 무엇이 될지 벌써 기대된다.

 

배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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