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머무는 도시와 꿈을 운반하는 자동차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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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머무는 도시와 꿈을 운반하는 자동차 그려내
  • 배재민 기자
  • 승인 2020.09.07 17: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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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성 작가

본지는 발달장애청년들의 예술활동을 응원하고 그들의 작품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됨으로써 장애인예술의 이해와 대중화를 이루기 위한 특별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에 전시회 ‘발달장애인 청년작가전2020 : 보고…다시 보고’에 참여했던 19세부터 34세 발달장애청년작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작품을 통해 담아내고자 하는 세계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지가 이번 호에 만난 작가는 자신의 꿈을 자동차와 도시로 표현하는 공윤성 작가다. - 배재민 기자

공윤성 작가의 그림은 한결같다. 도식화되지 않고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자동차와 다양한 도시의 건축물들이 화폭에 한데 어우러진 그림이 공윤성 작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공윤성 작가를 4년째 가르치는 박형숙 작가는 “공윤성 작가만이 가진 고유한 매력은 거친 선이다. 나도 그의 선에 매료되어 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선이 더 거칠었다. 나와 수업하며 거친 선이 정리되었는데 생동감을 주는 건 여전하다.”라고 그의 화풍을 간단히 묘사했다.

공윤성 작가의 어머니 유순덕 씨는 작가의 그림은 어릴 때부터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공윤성 작가는 서너 살 때부터 A4용지에 낙서식으로 그림만 그렸다. A4용지 한 뭉텅이를 사놓으면 금방 없어졌다. 그때도 지금과 비슷하게 자동차를 그렸고 건물을 그렸다.”

희망, 아크릴 물감, 60.5x 73cm, 2020
희망, 아크릴 물감, 60.5x 73cm, 2020

 

공윤성 작가의 그림 소재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가 소재를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했다. 기자는 공윤성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의 그림에 늘 등장하는 차와 도시의 이미지가 무슨 의미인지 알고 싶었다.

어머니 유순덕 씨는 “공윤성 작가가 어릴 때 움직이는 자동차가 신기했던 거 같다. 그에게 있어 자동차는 동경이 아니었을까?”라고 해석했다. 이어 “공윤성 작가는 여행을 좋아한다. 아시아 여행지는 많이 갔다. 또 그가 유럽을 동경하다 보니 유럽의 건물 사진들을 보고 대리만족으로 그림을 그린다. 지금도 유럽을 제일 가고 싶어 한다.”고 증언했다.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자동차와 건물은 작가가 품은 동경의 대상인 것이다.

나고야성, 아크릴 물감, 52x45cm, 2019
나고야성, 아크릴 물감, 52x45cm, 2019

 

공윤성 작가는 “자동차는 내가 타고 싶은 차고, 도시는 내가 살고 싶은 도시.”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그는 이어 “그림은 내 꿈이고 나는 미래를 위해서 진로를 위해서 그림을 그린다. 나는 화가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윤성 작가가 그리는 자동차는 그를 미래로 운반해주는 이동수단이며 그가 그리는 건물과 도시는 공윤성 작가가 동경하는 미래에 가고 싶은 곳을 보여주는 욕망, 꿈이 있는 작가만의 무릉도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그가 그리는 도시도 전체적인 느낌은 한국이지만 그림 사이사이 그가 인상 깊게 본 해외의 건축물들이 숨어 있다. 또한, 공윤성 작가의 “화가가 되고 싶다.”라는 단호한 한마디에서 그가 그림을 얼마나 진지하게 혹은 프로페셔널하게 마주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박형숙 작가 또한 그런 공윤성 작가를 알기에 그의 그림에 큰 참견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공윤성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 공윤성 작가는 내가 주제를 주고 그 주제에 대해 계속 그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공윤성 작가의 취향은 확고하다. 그는 여행을 좋아하고 건물과 자동차를 좋아한다. 각 나라의 특색 있는 건물들을 좋아하니 작가가 직접 자료를 찾아서 나에게 보여주고 작업에 들어간다. 나는 그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어떻게 그리고 싶은지 말하면 그것을 구현하는 것을 도와준다. 그리고 전체적인 틀에서 그가 가야 할 방향과 중심을 잡아준다.”

꿈을 찾아서2, 아크릴 물감, 50x60.5cm, 2020
꿈을 찾아서2, 아크릴 물감, 50x60.5cm, 2020

 

이어 공윤성 작가의 프로페셔널함은 그의 그림이 발전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그의 초기 작품은 거친 선이 날카롭게 보이지만 최근작들은 생동감은 여전하지만, 많이 정돈된 느낌이다. 박형숙 작가는 그런 그의 선에 대한 변화가 아쉬우면서도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뛰쳐나갈 정도로 거칠었던 선이 많이 정돈되었다. 나도 그의 거친 선이 참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공윤성 작가만의 선이 바뀐 이유는 대중성 때문이다. 나와 공윤성 작가는 여전히 그 거친 선들을 좋아하지만, 대중은 그런 선들이 미숙함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공윤성 작가는 프로를 지망한다. 그가 앞으로 작가를 지망하려면 대중성도 확보해야 한다.”

변화는 예술성과 대중의 시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선이 정돈되어도 개성은 남아 있으니 성공적인 변화다. 공윤성 작가의 그림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의 그림은 어떻게 진화할까. 박형숙 작가는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공윤성 작가의 그림은 내가 처음에 가르칠 때와 지금이랑 변화의 폭이 크다. 주제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질 듯하다.”고 답했다.

(왼쪽부터) 작가의 선생님 박형숙 작가, 공윤성 작가, 어머니 유순덕 씨
(왼쪽부터) 작가의 선생님 박형숙 작가, 공윤성 작가, 어머니 유순덕 씨

 

유순덕 씨는 “예전 선생님이 컴퓨터로 그림 그리는 것을 추천해 주었다. 그래서 컴퓨터 그림을 시작해보려고 하는데 아직 여건이 되지 않는다. 공윤성 작가가 포토샵은 할 줄 아는데 다른 그림 그리는 프로그램은 아직 사용법을 모른다. 언젠가는 컴퓨터 그림도 그리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공윤성 작가는 먼 미래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현재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여행이 좋다. 새로운 곳의 문화를 체험하는 일, 그곳의 새로운 먹을거리가 좋다. 나는 그 나라들의 문화와 음식 그리고 생활을 그리고 싶다.”

셋이 바라본 그의 미래는 다 달랐지만, 공윤성 작가가 그릴 그림의 주제는 지금과 비슷하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꾸준히 자신만의 꿈을 새로운 방식으로 그리지 않을까. 언젠가 기자도 공윤성 작가의 자동차를 타고 그의 도시에서 꿈을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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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kueon 2020-09-09 02: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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