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과 행동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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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과 행동 사이
  • 배재민 기자
  • 승인 2020.08.20 11:29
  • 수정 2020-08-20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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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인권위는 차별에 관한 국민의 인식조사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차별 민감성이 높아졌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자들은 ‘여성, 장애인, 아동, 노인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 등의 질문에서 상당수 동의한다는 의견이 90%를 넘었으며 다른 사람의 권리도 나의 권리만큼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 차별문제는 지속된다.

7월,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발표한 2019년 장애인학대 주요통계는 위의 희망적인 통계를 뒤집었다. 장애인학대 신고건수는 전년보다 19.6%나 올랐으며 장애인학대 사례가 945건(49.1%), 비학대 사례가 783건(40.7%), 잠재위험 사례가 195건(10.1%)으로 발표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달에도 장애인차별에 관한 기사들은 여전히 보도되었으며, 기자는 그 기사들을 쓰고 읽으며 위의 조사들이 내포한 우리의 인식(우리는 모두 평등하다)과 우리의 행동(장애인에 대한 비하 및 폭력) 사이의 간극을 느꼈다.

모두가 머리론 차별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비하 및 폭력은 그대로다. 차별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비하 발언은 너무 많다. 차별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길거리는 장애인들에게 위험투성이다. 차별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다들 나서서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차별은 나쁘다’라는 너무나 당연한 생각 하나로 자신은 차별을 하지 않는 선량한 사람이라 믿는다.

이제는 생각을 넘어서 행동해야 할 때다. 설문지에 기재된 차별은 나쁘다에 체크 하는 것만으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2019년 장애인학대 주요통계는 전년보다 19.6%나 늘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차별민감성이 높아진 지금, 2020년 장애인학대 주요통계는 조금이나마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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