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무더위 보다 더욱 뜨거운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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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무더위 보다 더욱 뜨거운 열정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0.08.14 17:07
  • 수정 2020-09-04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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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여름음악캠프’ 진행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난 8월 10일 부터 8월 14일까지 ‘2020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여름음악캠프’ 진행했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난 8월 10일 부터 8월 14일까지 ‘2020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여름음악캠프’ 진행했다.

지난 8월 13일 찾은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연습 현장은 높은 습도와 기온에도 불구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평소 개인 연습만 해오던 단원들은 오랜만에 함께 합을 맞추며 앙상블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만으로 즐거워하며, 서로의 연주에 귀 기울이 연습에 집중하고 있었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은 8월 15일 혜광학교에서 열린 미니음악회를 위해 앞선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2020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여름음악캠프’에 참가해 함께 연습에 매진해 왔다.

이번 정기 연주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관람객들은 함께하지 못하고,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끼리 진행됐지만, 단원들에게 이마저도 가뭄에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상반기 거의 모든 문화행사 등이 취소됐고, 학교의 개학도 장기간 연장돼 함께 모여 연습을 하거나 공연을 선보일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14일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으며, 공연을 마무리한 단원들은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할 날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혜광학교 이석주 교장 선생님은 “긴 장마와 습하고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단원들이 캠프에 참가해 역량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끼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1월에는 그동안 선보였던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음악회 대신 전국에서 활동 중인 앙상블 9팀과 함께하는 ‘전국 장애인 뮤직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맥주 축제, 풍물축제 등 다양한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지만, 장애인과 관련한 축제는 전혀 없었다. 이에 인천시와의 협의 끝에 인천광역시 주최, 인천 장애인총연합회와 우리 광명복지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축제를 준비하게 됐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문화향유를 지원하고, 인천시민들에게 공연 관람을 통해 장애인들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은 물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미경 기자

-인터뷰-

 

장석찬(29) /타악기

현재 경로당에서 안마사로 근무하고 있는 장석찬 씨는 일 년에 약 26개 있는 연차 중 절반을 이번 ‘2020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여름음악캠프’를 참가하기 위해 사용했다.

타악기의 특성상 악기의 개인 소장과 휴대가 힘든 장석찬 씨는 이번 캠프를 원 없이 연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졸업 후 직업 생활을 하면서 항상 연습하지 못해 스스로 실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어요. 연습량이 부족하다 보니 내 실력이 퇴보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캠프를 하면서 조금은 자신감을 찾아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어려워요.”

바이올린과 플롯 등 개인 악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면 개인 연습이 가능했을 거라는 장석찬 씨는 어려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도 했지만, 타악기가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포기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타악기만이 가지고 있는 ‘흥’이 있어요. 또 밴드의 꽃은 드럼이라고 하는 것처럼 타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다른 악기보다는 매력적이기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장난스럽게 대답하기는 했지만,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생활은 장석찬 씨에게는 일상생활에서 얻는 힘의 원천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오케스트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일하면서 어렵고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마다 오케스트라가 굉장히 위안이 되거든요. 그리고 사실 과거에는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격한 감정으로 힘들 때가 많았는데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성격도 많이 유해지고, 다른 사람과 함께 맞춰가는 작업 활동이 배려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줬거든요. 저한테는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낸 치유제 같은 거예요.”

지금은 안마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장석찬 씨의 꿈은 음악을 직업으로 갖고 싶다는 것이라고 했다.

“바람이 있다면 많은 기업체에서 오케스트라를 자체적으로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래서 저와 같이 음악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고민 없이 음악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어요.”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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