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폐지-종합조사 도입 1년 어떻게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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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 폐지-종합조사 도입 1년 어떻게 달라졌나
  • 편집부
  • 승인 2020.07.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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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및 활동지원서비스 등 4개 서비스에 대해 장애인의 욕구 및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장애인 서비스 종합조사(이하 ‘종합조사’)’를 도입한 지 1년이 지났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과 함께 6월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종합조사 도입 후 1년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이재상 기자

 

종합조사 후 활동지원 월 최대 480시간 확대…실제 이용자는 전무

 

평균급여 월 120.4시간→142.6시간

1구간~10구간 수급자 9.65%에 불과

 

▪오옥찬 보건사회연구원 사회서비스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도입 1년의 평가와 과제’란 주제발표에서 “지난해 7월 일상생활영역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의 시행과 함께 종합조사가 도입된 이후 1년이 됐지만 활동지원급여 1구간에 해당하는 수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고시개정전문위원회에서 논의됐던 종합조사 도입 현황을 소개했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함께 시행된 종합조사표에 의한 2019년 7월∼11월까지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한 2만4918명(성인 1만9284명, 아동 5.634명)에 대한 종합조사 결과 장애유형별 편차는 있지만 급여량 증가는 79.4%였으며 감소는 2.16%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인정조사에 의한 평균급여량은 월 120.4시간이었는데 종합조사에서는 142.6시간으로 증가했으며 장애유형별 월 평균급여량은 뇌병변 158.4시간→194.0시간, 지체 162.1시간→189.0시간, 시각 123.6시간→140.5시간, 지적 103.3시간→122.5시간 등이었다.

장애인의 욕구와 환경을 고려한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는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하루 24시간 중 취침시간 8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 동안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1일 지원시간을 기존보다 늘려 최대 16시간이 되도록 설계됐다.

종합조사 도입 후 활동지원 시간이 월 최고 480시간(일 16시간)으로 확대됐지만, 실제 월 480시간을 지원받는 1구간 이용자는 단 한 명도 없었으며 2구간 18명(0.07%), 3구간 132명(0.53%)에 불과했으며 1구간에서부터 10구간(월 210시간) 수급자 비율은 9.6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조사 15구간 중 가장 많은 수급자 구간은 13구간 6,912명(27.74%), 14구간 6,316명(25.35%), 12구간 3,262명(13.09%) 순이었다.

경증장애인은 1,275명(5.12%)에 불과했으며 이 중 절반 가까운 553명(43.47%)이 ‘구간 외’ 판정을 받았다. 기존 인정조사에서는 활동지원을 이용했으나 종합조사에선 탈락했다. ‘구간 외’의 경우 월 45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를 한시적으로 받을 수 있다.

종합조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1구간 부재의 사례로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척수손상으로 인한 전신마비장애인 A 씨의 경우 인정점수에서 1등급(가형) 430점을 받았고 이번 종합조사에 의한 경신 결과 430.5점을 받았다. 이 점수는 2구간에 해당돼 하루 15시간의 급여를 받게 됐다.

A 씨는 사회활동(X2)에서 직장이 있어 24점을 받았고 가구환경(X3)은 계단이 없는 반지하에서 거주해 취약가구로 인정돼 40점을 받았다. X2와 X3에서 만점을 받았음에도 종합점수 2구간을 받았다는 것은 X1인 기능점수에서 최고점을 받지 못했다는 것.

 

계수조정과 기본점수 부여 등

고시개정위, 두 가지 대안 제시

 

이처럼 ‘활동지원 1구간 부재’ 등의 문제가 제기되자,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정책국장을 위원장으로 장애인단체 6명, 전문가 5명, 정부 관계자 2명으로 구성된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이하 고시개정위원회)를 2019년 9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6차례 회의를 운영했다.

고시개정위원회는 4차 회의에서 ‘활동지원 1구간 부재’ 문제 개선을 위해 △1안: 사회활동을 할 수 없는 최중증 취약가구 장애인이 1구간이 되도록 가구환경 영역에 적용되는 계수를 조정하는 방안 △2안: 종합점수 산식에 기본점수 30점을 부여해 갱신조사자의 구간을 전체적으로 1단계 상향하는 방식의 두 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오옥찬 위원은 “1안의 경우 1구간 수급자는 14명이 되고, 기존 2~8구간에서도 약간의 구간 상승이 발생했지만 전체 수급자수는 변화가 없었다. 예산은 현재보다 0.05%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0점을 일괄 부과한 2안의 경우 2구간에 있던 18명이 전부 1구간으로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구간 외’를 포함해 모든 구간에서 등급 상승이 발생했다. 이는 현재보다 23.37%의 예산이 더 필요했다.

오 위원은 “전체 활동지원수급자에 적용 시 1안에는 약 9억5000만 원, 2안에는 4424억6000만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갱신자 중 19.52% 급여량 하락

산정특례 적용 장애인대책 시급

장애인권리 중심 예산총량 반영된

종합조사표 만들어야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인정점수에서 종합조사로 넘어가면서 갱신자 중 19.52%의 장애인이 급여량이 하락했다, 이들은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최초 1회에 한해 종합조사에서 하락했지만 기존 인정점수에서 인정된 시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3년 후 도래하는 종합조사에서 점수가 하락할 경우 구조개선 없이 개인적 이의제기를 통해 해결하라는 것이 복지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산정특례 보전자 중 종합조사로 넘어오면서 월 30시간에서 150시간까지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복지부와 국민연금 등은 이와 관련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예산이 적게 드는, 1구간 미달문제만 해결하는 1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난했다.

종합조사표는 끊임없이 장애인 중심의 지원체계 마련, 이의제기 절차 및 자신이 받은 점수에 대한 정보제공, 다양한 유형의 서비스 개발, 이동권, 노동과 소득의 기준,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유형별 특성에 따른 종합조사 개선 등의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GDP 대비 경제규모가 11위이지만 장애인 예산은 OECD 평균(1.7%)에 비해 1/4 수준이다, 정부는 지금보다 4배 이상 증액된 예산으로 종합조사표를 구성해야 한다.”며 “종합조사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혜와 동정 수준의 예산의 총량에 갇히기보다 장애인의 권리를 중심으로 한 예산 총량이 반영된 종합조사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사지마비 장애인인 나 또한 지난 5월 종합조사에 의한 활동지원 갱신에서 2구간을 받았다, 종합조사 1년 동안 1구간 수급자가 없다는 것은 종합조사표 자체가 가짜임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영국의 경우 정부는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모든 사람의 욕구를 신청자의 수입이나 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판정할 의무가 있으며, 욕구 판정 시 우선적으로 돌봄 필요성을 살펴봐야 하고 이후에는 삶의 모든 영역을 평가해야 한다. 여기에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및 전반적 웰빙 상태가 포함된다.

만약 이 중 하나라도 적격기준에 맞는다면 당사자와 지방정부는 욕구를 최대한 충족할 수 있는 돌봄/지원 계획을 협의한다.

욕구 평가 과정 시 △당신(당사자)이 겪는 문제는 무엇인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나 어려움이 없어진다면 당신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원하는 결과는 무엇인가? △이러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서비스의 지원이 필요한가? 등의 당사자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묘사했는지에 대해 당사자와 협의해야 한다.

평가자는 당사자의 돌봄 필요수준과 만약 이러한 지원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

최용기 회장은 “종합조사 또한 활동지원 시간을 판정받기 위해 자신의 무능을 입증해야 했던 인정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 서비스 종합 판정은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과 서비스가 연계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당사자의 필요와 사회환경적 요소들이 충분히 고려돼야” 함을 주장했다.

 

1구간 부재 개선 반드시 필요

종합조사 후 급여량 20시간 증가

갱신자 급여하락 개별구제 고민

 

▪권병기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1구간이 나오지 않는 문제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종합조사 도입 후 급여량이 20시간이 늘어났고, 전체 94%는 늘어나거나 유지된 편이다. 재정효과로 보면 3,200억 원 정도”라면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임을 밝혔다.

권 과장은 “종합조사 도입 전 인정조사표에서도 갱신조사를 하면 6.6% 정도 급여 하락이나 구간 외가 발생했다. 즉, 종합조사를 잘못 도입해서라기보다는 자연 발생적인 부분일 수 있다.”면서 “일률적으로 구간을 올리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개별 구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급여가 하락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새로운 구제절차가 필요하다. 일괄적으로 구간을 올리는 방향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종합조사 도입 효과가 3,200억 원인데, 하락과 탈락자에 대한 구간 보완책에 4,000억 원을 투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갱신조사자 모두에 30점 부여해 전체 1단계 상향시키자는 대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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