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에서 존엄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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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에서 존엄을 말하다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0.06.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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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와 인천광역시의회는 ‘코로나19 위기에서 존엄을 말하다’란 주제로 2020년 인권토론회를 6월 16일 인천광역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의회 인터넷방송으로 생중계됐다. - 이재상 기자

 

인천시, ‘인권도시’로 나아가려면 효율성-성장지상주의 탈피해야

 

회복력 지상주의로 전환해야

사회연대경제 구축과 공유가치

회복 및 거버넌스 역량강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전대욱 박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사회경제적 회복력의 측면에서 본 인권문제’란 발제 발표에서 코로나19 감염위기 상황에서 △과잉검열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격리로 인한 이동의 자유 제한 △과도한 개인 식별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외국인 등 이방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등을 인권 관련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정 박사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동선(Trace) 공개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인권침해 등의 문제점이 있음에도 지속되는 이유는 국가안보 차원의 대응에서 상당한 편익이 증명됐기 때문”이라며 “개인식별정보 시스템의 존재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편익을 최대화시키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민주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상황 속에서 회복력 복원이 필요하다. 회복(Resilience)이란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회복력, 지역공동체 회복력, 지역사회의 위기와 충격을 극복하고 지속적 번영해 나감을 의미한다.

정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인천시가 인권도시로 나가기 위해 효율성과 성장지상주의를 탈피하고 회복력 지상주의로 전환해야 하며 사회연대경제의 구축과 공유가치 회복, 거버넌스 역량강화 등이 필요” 함을 주장했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안전망 체계 강화해야

집단발병 등 문제 접근 과정에서

인권 기반한 소통과 협력 필요

국민 건강권보장 강화 추세 맞춰

공공의료 개념도 지역사회 건강

관리-감염/환자 안전 등으로 확대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조성혜 의원은 “재난지원금에서 노숙인들이 제외되고 공적 마스크에서 이주민이 배제됐으며 교육지원금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등 전 세계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이면에는 우리 사회 부족한 사회안전망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경우 정보제공이 부족했고 지급받던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마스크 배분에서도 우선순위가 밀렸다. 장애인 서비스 시설이 폐쇄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자가격리 상태에 놓인 장애인들은 다른 서비스 대체 없이 각자 알아서 살아가야 하는 위기에 처했고 메르스 사태 이후 제기돼 왔던 장애를 고려한 감염병 기본계획 및 표준 매뉴얼 마련도 시급하다.

조 의원은 “OECD 36개 국가 중 미국과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시행 중인 소득보장을 통해 아프면 쉴 수 있는 건강보험 상병수당 도입 또한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대기 인천시 인권위원장은 “서울시의 경우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 직후 코로나19 관련 긴급현안회의를 개최했다고 전해졌다, 당시 회의에서는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평가담당관, 시민소통담당관, 젠더특보, 보건의료정책과장, 질병관리과장, 인권담당관, 인권위원장, 보건정책 관련 교수,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고, 참석자들 사이에 충분한 논의와 협의 속에서 ‘익명 검사’ 등 신속하고도 적절한 그러면서도 인권을 최우선시하는 대책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처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집단발병 등 긴급현안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문제 접근 과정에서 인권에 기반한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오프라인이 어렵다면 온라인에서라도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의료원 조승연 원장은 ‘한국 보건의료체계 문제점’으로 △필수 중증의료 분야의 지역별 격차와 이송체계의 미흡 △장애인의 경우 건강상태가 열악하고 의료접근성 낮음 △코로나19 등 대규모 신종 감염병 발생 및 살충제 달걀, 미세먼지 등 다양한 건강위해 요인 증가 △지역 의료체계 불균형에 따른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증가되는 등 생명·건강과 직결된 필수의료 서비스 공급 격차가 발생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최근 모든 국민의 건강권(건강할 권리와 건강돌봄을 받을 권리, 건강돌봄 과정에서의 권리) 보장이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12년 2월 전부 개정돼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정의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으로 확대됐다.

조 원장은 “이에 따라 공공의료에 대한 개념도 모든 국민의 생명·안전 및 기본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으로 확대해 필수중증의료(응급·외상·심혈관 등)뿐만 아니라 산모(모성, 분만), 장애인, 어린이 재활 등 지역사회 건강관리, 감염 및 환자 안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감염예방 차원

장애인복지관 등 모두 휴관

 

∎갈 곳 없어진 장애인의 삶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광백 사무국장은 토론회에 앞서 진행된 ‘코로나19와 인천지역 재난현장 이야기’ 장애인 사례 발제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한 2월 중순부터 장애인복지관, 보호작업장,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지역사회 이용시설은 모두 휴관에 들어갔다. 문제는 갈 곳을 잃은 다수 장애인의 삶 역시 휴관되었다는 데 있다.”며 상담과정에서 접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중증뇌병변장애인 A(32세, 남) 씨는 장애인복지관이나 보호작업장에서의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아침에 갈 곳이라곤 장애인자립생활센터밖에 없어서 그냥 출퇴근한다. 프로그램이 있으면 참여하고, 그렇지 않으면 센터 사무실 한쪽에서 활동지원사가 올 동안 A 씨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센터를 중심으로 하루 시간을 보내다가 어머니가 퇴근할 시간에 맞추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과였다.

지난 2월 25일,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상향되면서 IL센터가 잠정 휴관이 되었고 A 씨는 갈 곳이 없어졌다. 지하상가를 다니거나, PC방에 가는 것 정도의 그냥 동네를 배회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활동지원사가 집에 와주면 좋겠지만, 그도 집에 들어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그냥 밖에서 만난다. 동네를 배회하다 보면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감염되면 어쩌려고? 집에서 나오지 마!”라고 사람들은 장애인 차별적 발언을 내뱉었다.

자폐성 장애학생 어머니 B(46새, 여) 씨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한 지 벌써 두 달. 지난 한 달은 우리 가족에게 지옥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도 있지만, 일상이 파괴된 아들을 보고 있자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고 막막한 기분이다. 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은 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다.

B 씨는 “온라인 수업은 나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그렇다고 긴급 돌봄 대상도 되지 못하여 학교도 가지 못한다.”며 “주변의 장애인복지관, 치료실이 모두 잠정 휴관에 들어가면서 온종일 아들을 돌보는 일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 되었다. 나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그는 중증의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은 이동지원이 아니면 봐주기 어렵다고 하였다. 시급을 따로 더 주겠다고 하였지만, 대답은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발달장애인의 긴급 돌봄의 대안으로 활동지원 시간을 더 늘려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나 같이 중증의 자폐성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그림의 떡’. 코로나19가 감염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설사 걸렸다고 하더라도 우리 집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는 모두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거주시설 생활인 지적장애인 C(45세, 여) 씨는 코로나 이후 아무 데도 갈 수가 없고 시설에서 먹고 자고, 프로그램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코로나 이전엔 동네 한 바퀴, 미용실 가기, 마트에 가서 간식 사서 먹기, 가끔 자원봉사자 만나기와 가족 면회 등 소소한 일상들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 모든 것들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C 씨는 “언제는 너무 답답해서 직원들 몰래 외출을 했다. 머리가 너무 길어서 미용실에 다녀왔다. 외출이 들통나서 직원들에게 얼마나 많이 혼났던지. 나도 마스크 쓰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데 그냥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니까 없던 병도 생길 판”이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중증장애인 자가격리자 지원책 마련해야”

 

김 국장은 인천시 코로나19 장애인 확진 사례를 통해 본 문제점으로 ‘자가격리자에 대한 지원 부족’을 꼽았다.

인천시의 경우 코로나19 장애인 확진자는 3월 16일 최초로 발생했다. 발달장애인 D 씨는 아버지와 함께 확진판정 받은 후 인천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받았다, 다른 지역처럼 거주시설 등에서 집단감염 사례는 없었지만 D 씨 확진 이후 함께 센터를 이용했던 중증발달장애인들은 자가격리 대상이 되었고, 자가격리 시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가족이 온전히 감당해야 했다.

김 국장은 “만약 자가격리 대상인 장애인에게 가족이 없는 경우 대책이 없다. 대구와 서울의 경우 사회서비스원이라는 공공기관이 있었지만 실제 장애인 자가격리 시 어떤 지원도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자가격리자에 대한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대부분 선별진료소의 경우 언어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 발달장애인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반면 서울시의 경우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사람과 소통’이라는 민간단체에서 코로나19 검사와 관련 의사소통 시각지원판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장애인 E 씨는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들의 건강을 염려해 주는 지원은 별도로 없다. 또 거주시설, 그룹홈은 심각했다.

김광백 국장은 “장애인은 위험하니까 아무 데도 다니면 안 된다는 생각, 누군가의 보호만이 필요하다는 생각,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장애 인지적 관점에서 재난대책 수립 △보건소-구청-장애인복지기관 등 관련 기관 협력에 대한 매뉴얼 마련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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