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장애인복지의 선도자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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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장애인복지의 선도자 역할을 기대한다
  • 권종호 교수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 승인 2020.05.25 09:30
  • 수정 2020-05-2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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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생활신문이 장애인의 삶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장애인의 권리증진을 위해 노력한 지 이제 20주년이 되었다. 창립 20주년을 축하하며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장애인생활신문을 운영해 온 모든 분들의 노고에 우선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아시는 바와 같이 장애인복지의 흐름은 사회통합과 탈시설의 연장선에서 이제 지역사회체계 안에서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탈시설정책으로 지역 내에 그룹홈이나 장단기 보호센터가 운영되면서 시설생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으며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지역사회 내에서의 장애인의 삶은 시설에서의 그것과 다른 차원에서 어려움을 갖고 있다.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인식과 이해가 필수적일 뿐 아니라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삶의 방식을 익혀야 하며 자신의 역할도 찾아야 한다. 지역사회 내에서의 삶의 방식은 일면에서는 시설보다 자유롭고 자기 의지대로 살 수 있겠지만 시설에서 받았던 익숙한 지원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주체가 되어 살아갈 역량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설에서 이러한 지역사회 생활의 기술들을 익혔다고는 하더라도 실제 생활에서는 장애인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 많다.

이러한 장애인복지의 현실 속에서 장애인생활신문도 이제 한 단계 도약해서 새로운 과제를 찾아야 할 것이다. 20주년을 축하하는 마음에서 장애인생활신문이 앞으로 전개했으면 하는 과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앞으로 장애인생활신문이 다루어야 할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탈시설화와 지역사회돌봄의 장애인복지 흐름에 따라 지역사회 내의 장애인이 갖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역사회에서 겪는 장애인의 삶의 어려움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를 해결해 나갈 방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장애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부분적으로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장애인의 지역사회 생활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찾아내고 그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방법을 알려주는 ‘지역사회 장애인의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장애인 자신들의 의식 전환을 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삶의 주체로서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해야 하고 어떤 모습으로 지낼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사회 내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의 목소리와 생활의 어려움을 알리고 이를 주체적으로 극복해내는 장애인의 의지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는 정말 구체적인 삶의 현장이다. 이러한 삶의 현장에서 장애인생활신문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통합의 주도권을 확립하는 선봉에 섰으면 한다. 장애인복지 이론 중에 ‘역사회통합’ 모델이 있다. 장애인이 사회통합의 수동적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자신의 숨은 역할을 지역사회에 제공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이루어 보자는 이론이다. 장애인은 어느 한 부분에서 장애를 갖고 있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비장애인이 갖지 못하는 장점이나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예술적 역량이든 아니면 존재적 역량이든 장애인이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대상자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인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듯이 장애인은 비장애인에게 훌륭한 인생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삶의 주체로 자리 잡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사회통합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삼아 장애인생활신문이 앞으로 지역사회 장애인복지의 생활 길잡이로서, 아이디어뱅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그 존재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보매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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