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대남병원 집단감염사태, 정신장애인 인권 향상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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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 집단감염사태, 정신장애인 인권 향상 계기돼야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0.03.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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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이번호 특집으로 ‘2019년 국가인권보고서’ 발간 기념으로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한변호사협회가 공동주최한 인권보고대회 중 ‘정신장애와 인권’ 토론회를 다뤘다. 때마침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 정신장애인 집단감염에 대한 문제점이 이슈화돼 의미 있는 공부가 됐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제12조는 ‘법 앞의 동등한 인정’이란 제목 하에 모든 협약국에게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이 스스로 권리행사를 할 수 있게끔 의사결정지원체계를 갖추도록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특히 중요한 제14조(신체의 자유 및 안전)에선 장애의 존재가 자유의 박탈을 정당화하지 아니하며, 합법적으로 자유가 제한되는 경우에도 합리적인 편의제공 및 대우를 보장하여야 함을 선언하고 있다.

또한 1991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MI원칙(정신장애인 보호와 정신보건의료 향상을 위한 유엔원칙)은 모든 정신장애인 및 정신장애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인간으로서 고유의 존엄성을 토대로 한 인류애와 존경을 바탕으로 치료받아야 하고, 모든 정신장애인 및 정신장애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경제적, 성적 및 기타 유형의 착취, 신체적 또는 기타 학대, 치료를 저해하는 행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유엔 CRPD 가입국인 대한민국의 현실은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이었다. TV 뉴스를 통해 환자용 침대가 아닌 온돌식 다인실로 열이 있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뒤섞여 적정 치료가 이뤄지기 힘든 폐쇄병동의 실상이 공개됐고, 사망 당시 몸무게가 42kg에 불과했으며 20년간 시설에 갇혀 죽음과 함께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첫 번째 사망자 A 씨의 사연은 마스크로 답답한 시민들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 등에선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치료적 사법의 관점에서 정신질환자가 △중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시설에서의 구금과 함께 치료를 하는 치료감호 △경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구금 없이 집행유예와 치료명령을, 이후 관리수단으로 보호관찰이 병행되고 있다.

더 이상 감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치유된 이후에도 가족이나 사회적 지지체계가 없어 계속 치료감호소에 갇혀 A 씨처럼 죽어서야 빠져나오는 비극이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한 해 동안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이 전체 범죄율의 0.4%에 불과하고, 국민 4명 중 1명이 정신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음에도 ‘묻지마 범죄’의 가해자로 정신장애인을 지목한 추정률이 40%에 달한다는 통계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필요성을 방증했다.

오는 10월 발표될 중증정신질환 관리 및 평생 정신건강 증진 등 정신건강 정책 전반의 체계적 목표‧방향 설정을 위한 5개년 기본계획(2021년∼2025년)엔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및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사회 구조적 토대 마련 방안 등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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