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보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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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고대회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0.03.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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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된 정신장애인 인구수는 11만 명 정도이며,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그리고 이에 대한 정보부족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지역사회에는 더 많은 정신장애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정신장애와 인권’을 주제로 한 ‘2019년 인권보고대회’를 2월 13일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공동 개최했다. - 이재상 기자

 

치료감호후 사회복귀 정신장애인 ‘재범방지-정착지원’제도 마련돼야

 

정신장애인 범죄율, 0.4% 불과

정신장애인 잠재적 범죄자 취급

국립공주 치료감호소 정원 초과

수요 맞춰 시설-인력 확대 필요

 

∎김도희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장(변호사)은 ‘정신질환을 원인으로 한 위법행위와 사법문제’란 주제발표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의 대응은 사회보호를 명분으로 사회적 편견에 기초해 정신질환자의 사회로부터 격리를 추진했다, 이후 정신보건 영역에서는 격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보호 절차에 주로 관심을 뒀고, 사법영역에서는 범죄 예방을 위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결합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5년마다 발표하는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17개 정신질환에 대해 조사된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5.4%(남 28.8%, 여 21.9%)로,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한 번이라도 조현병 증상(환청, 환시, 조정망상, 피해망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약 1.8%로 71만 명에 달해 대한민국 국민 100명 중 약 25명은 정신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그 중 2명이 조현병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사회에서 1년간 조현병 스펙트럼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6만3천 명, 정신병원이나 시설에 입원・입소해 있는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환자수는 5만 명으로, 총 11만3천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019년 5월 발간한 ‘정신장애 범죄인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방안의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의 인식은 한 해 동안 발생한 범죄의 범죄자들 가운데 정신질환자의 비율이 약 4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반면 실재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전체 범죄율의 평균 0.4%에 그쳐 약 60배나 높은 편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가해자로 정신장애인을 지목한 추정률이 40%에 달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이 ‘정신장애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음을 방증했다.

다만 정신장애인의 재범률은 전체 재범률보다 20% 정도 상회하고 있어 재범을 방지하는 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상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치료사법의 관점에서 치료감호, 치료명령, 보호관찰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정신질환자가 △중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시설에서의 구금과 함께 치료를 하는 치료감호 △경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구금 없이 집행유예와 치료명령을, 이와 함께 사후 관리수단으로 보호관찰이 병행 운영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치료감호를 담당하는 병원은 국립법무병원인 공주치료감호소와 지정법무병원인 국립부곡병원뿐이다. 2018년 공주치료감호소에 구금돼 치료를 받는 심신장애자, 약물중독자, 성적장애자 등은 1051명으로 정원 900명을 초과한 상황”이라며 “증가하는 정신보건 수요에 맞춰 시설과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도소와 비슷한 치료환경의 치료감호소를 개선하고, 수형기간 이상의 기간을 감금할 수 없도록 하며, 일정 기간마다 재감정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특히, 더 이상 감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치유된 이후에도 가족이나 사회적 지지체계가 없어 계속 치료감호소에 있게 하는 상황이 계속돼서는 안 될 것”임을 주장했다.

사회권적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병・의원 진료와 상담, 사례관리, 프로그램 등 정신건강서비스, 그리고 기본적 삶의 바탕이 되는 복지가 적절하게 결합될 때 재범 방지와 지역사회 정착이라는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오랜 치료감호 기간 후에 지역사회로 복귀한 출소자의 경우 사회적응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입장에서 주거의 제공, 일자리나 직업훈련, 사회서비스 등의 제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역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정신장애인은 다시 범죄의 길로 빠지거나, 노숙, 입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신질환자의 경우 치료감호소 출소나 정신병원 퇴원 이후 치료를 스스로 중단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인력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김 센터장은 위법행위를 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치료처우 개선 방안으로 △지역 보호관찰소와의 협업 강화 등 민간의료기관 중심의 의료체계 개선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충원 및 종사자 처우 향상 등을 제안했다.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의 경우

현행법상 보호의무자 입원,

응급입원, 행정입원 모두 작동안돼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가의료체계-

지역사회복지지원체계 통합운영돼야

 

∎성중탁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어진 토론에서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축소하고 보호입원 시 입원요건 및 절차를 강화하는 등 환자의 인권 고취를 위해 전면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이 2017년 5월 30일부터 시행 중이지만 문제점도 많이 노출되고 있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은 크게 '비자의입원 통제'와 '지역사회 중심 정신의료 확산'이라는 큰 틀로, 이 중 비자의입원은 흔히 말하는 강제입원으로 보호의무자에 의한 보호입원, 지자체장에 의한 행정입원, 응급입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의 경우 피의자의 형 안모 씨가 증상이 악화된 피의자의 입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현행법상의 보호의무자 입원, 응급입원, 행정입원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상에는 후견인 또는 부양의무자를 보호의무자로 규정하고 있어 직계혈족 혹은 배우자가 아닌 사람은 입원을 신청할 수 없어 피의자의 형은 강제입원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

행정입원의 경우도 시·군·구청장에 의한 행정입원이 가능하지만 보호의무자가 있는 경우 진행하기 어려워 실 사례가 거의 없는 실정이며, 경찰이 현행법상 정신질환자의 응급입원과 보호조치를 할 수 있지만 자해나 타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민원과 행정소송을 염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진주방화살인사건 또한 만일 경찰에 의해 응급실로 이송됐더라도 보호의무자의 동의 없이는 입원이 불가하며 퇴원 후에도 외래치료명령제나 퇴원 후 사례관리 체계가 미비해 문제가 많다.

한편 우리나라는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재정에 의료비 이 외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정신병원의 입원비용과 지역사회의 정신사회 재활 및 사회복귀서비스 비용이 통합관리 되지 않고 있다.

정신병원 입원환자 중 70%에 이르는 의료급여수급자가 정신병원 입원 시에는 80%의 중앙정부 의료급여 예산을 지원받는 반면,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서비스는 100% 지방자치단체가 떠맡고 있어 정신병원에서의 장기입원을 조장하고 있다.

성 교수는 “독일의 경우 강제입원제도 전반에 걸쳐 법원이 개입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자들

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구조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정책의 초

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가의료체계와 지역사회복지 지원체계의 분리운영은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사회복귀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만큼 환자의 치료, 재활, 사회복귀서비스를 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가 통합적인 관점에서 일괄 관리, 운영하며 보다 체계적으로 재원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을 지방자치단체에 포괄보조금 형식으로 지원해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

성 교수는 “나아가 독일의 경우처럼 정신질환자 자조단체를 육성, 활성화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정신질환자 스스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잘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도록 도와야” 함을 주장했다.

 

정신건강 문제 50% 14세까지,

75%는 18세까지 나타나

정신질환 조기발견체계 구축돼야

 

∎윤웅장 법무부 치료감호소 행정지원과장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범죄인들을 실무에서 경험하면서 겪게 되는 가장 안타까운 점은 범죄를 저지르기 이전에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는 경우는 물론 아예 진단조차 받지 못한 사례가 매우 많다는 것”임을 밝혔다.

진주방화살인사건의 범인도 20대 초반에 조현병 증상이 발현되었으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고, 30대 초반에 최초 범죄를 저질러 치료감호소에 감정의뢰 되었을 때에는 질환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조기・초발 정신별 프로그램과 의료기관의 초발 정신병 클리닉 등이 운영되고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초기 관리를 위한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 등이 발표됐지만 아직 국가 수준의 구체적인 초발 정신병 치료체계는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윤 과장은 “정신건강 문제의 50%는 14세까지, 75%는 18세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정신병 증상이 발현한 후부터 첫 치료를 받기까지의 기간이 우리나라는 약 84주로 영국의 30주, 호주의 74주 등보다 상대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가 늦다.”며 “정신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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