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는 없는 문화를 즐길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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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는 없는 문화를 즐길 권리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0.02.07 09:39
  • 수정 2020-02-07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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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연말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을 관람했다. 그리고 기자의 좌석보다 두 줄 앞에는 틱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관람을 하고 있었다. 틱장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있던 기자의 눈에는 고개를 왼쪽으로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장애로 인한 것으로 인식됐고, 사실 경증의 틱장애인지, 그의 움직임은 눈여겨보면 그렇게 심하다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작은 움직임은 주변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시선뿐 아니라 일부 관객은 그 사람이 들리든 말든 그의 행동에 대해 평가하거나 심지어 흉내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단언컨대, 그의 틱 움직임은 절대 공연의 방해가 될 정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그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좌석에 대한 불만과 공연을 보러 온 그의 결심을 마치 배려가 없는 행동인 것처럼 말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나라의 모든 상황의 기준은 비장애인이고 그 기준에 맞추어 다른 모든 것이 평가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던 그가 다시 공연장에 올 수 있을까라는 괜한 걱정이 공연을 보는 내내 기자의 마음 한켠을 찜찜하게 만들었다.

오는 11월 국내 최초로 배리어프리 뮤지컬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영국 BOP극단과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공동제작한 ‘나의 왼오른발’은 뇌성마비장애를 가진 연출 겸 작가 로버트 소플리게일의 이야기를 담은 유쾌한 내용으로 자막과 수화, 음성 해설이 제공된다고 한다.

문화예술분야에 항상 목마름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최근 이처럼 장애관객을 위한 공연 콘텐츠가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는 장애관객을 배려하는 문화예술 산업은 발전을 보이고 있지만, 이 문화가 조금 더 뻗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따로 있을 것이다. 바로 문화인을 자칭하는 사람들의 인격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 문화인(人)의 삶을 지향하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문화인은 어떤 모습이냐고….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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