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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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 박순남/인천사람연대 상임대표
  • 승인 2020.02.07 09:31
  • 수정 2020-02-07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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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 난무하는 세상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응들을 보면서 우한 사람은 한커우 사람을, 후베이 사람은 우한 사람을, 중국 사람은 후베이 사람을. 한국 사람은 중국 사람을, 세계는 동양인 모두를… 바이러스로 바라보는 눈빛, 시선들이다.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음악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을 이유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계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하겠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 뉴스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리 걱정되면 휴교를 할 일이지 왜 동양계 학생들만 수업을 금지시키지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또 드는 생각, 우리가 미처 몰랐던 ‘차별이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구나’ 정말 ‘차별이 난무하는 세상이구나’였다.

내가 장애인과 인연을 맺고 활동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만나야 할 장애인을 나는 성인이 다되도록 단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90년대에는 장애인의 상당수가 시설에 있거나 집에 거주하고 있어도 지역사회로 나와 비장애인을 만나고 다른 장애인을 만날 수 없는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와 혼자 집을 구하기도 하고 자립생활을 위한 체험홈에 살기도 한다. 그러나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사회에서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산적한 과제가 너무나 많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우리는 차이가 차별이 되는 세상에 맞서 용기를 내고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 수십 년의 역사 속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교육받을 권리,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 활동지원제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탈시설 자립생활 운동 등 많은 저항과 투쟁이 있었고 그 투쟁으로 인해 지금 정부는 평생교육시설을 만들고, 대중교통인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를, 저상버스를 만들었다. 또한 활동지원제도를 정착시켰고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체험홈을 시행하고 있다.

아직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지만 조금씩 진전은 있다. 비장애인도 지역사회에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태어날 때부터 온 마을이 협심하여 마을공동체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마찬가지로 장애인도 태어날 때부터 삶을 다할 때까지 부모가 모든 걸 책임지고 부모가 없는 경우에는 시설에 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온 마을이, 지역이, 나라가 이를 뒷받침하고 비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직면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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