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도 만 65세 생일을 축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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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도 만 65세 생일을 축하하고 싶습니다
  • 염형국/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 승인 2020.02.0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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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7일 공감의 염형국·조미연 변호사는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운동본부 발대식’ 기자회견에 참여하였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에 따라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받아 온 중증장애인들이 만65세 생일이 지나면 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강제 전환됩니다.

1월 7일은 박명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의 65번째 생일날이기도 하였습니다. 기자회견장에 소박한 생일상도 차려졌지만, 박명애 대표의 표정은 전혀 밝지가 않았습니다. 박명애 대표는 지금껏 활동지원 시간을 정부에서 제공되는 431시간, 대구시에서 제공되는 60시간을 합해 월 491시간을 받았습니다. 하루 16시간 정도를 활동지원인의 도움을 받는 셈입니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전환되면 하루 최대 4시간만 받을 수 있어서 사실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므로 시설로 들어가거나 꼼짝없이 집에 갇혀 살아야 합니다. 현대판 고려장과 같은 지금의 제도로 인해 중증장애인들은 만65세 생일이 기쁠 수 없습니다.

박 대표는 “저는 학교 갈 나이가 되어도, 방구석에서 텔레비전만 하염없이 보고 라디오 들으며 시간을 보내며 살았습니다. 엄마가 제때 집에 오지 못해 요강이 차기 시작하면 조마조마해야 했어요. 간혹 어머니가 어디 가지 않고 집에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가 나를 돌보느라 동생들은 방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생들에게도 미안해요. 저는 47세 때 장애인야학 다니면서 집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며 만65세 제한이 폐지될 때까지 악착같이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공감은 이러한 중증장애인들, 장애인인권단체들과 함께 ‘장애인활동지원 만65세 연령 제한 폐지 운동본부’에 참여하였습니다. 특히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만65세로 활동지원 상한연령을 제한하는 장애인활동법 제5조가 헌법이 보장하는 중증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권, 행복추구권,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부산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을 대리하여 법원에 ‘사회복지급여 변경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장애인활동지원법 제5조 제2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습니다.

중증장애를 가진 원고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다 2018년 6월에 탈시설 하여 부산 영구임대주택에서 자립생활하고 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에 따라 하루 최대 13시간까지 활동지원 받으며, 중증장애인 권익옹호활동, 탈시설 활동, 체험홈 멘토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이런 자립생활은 장애인활동지원법 제5조 제2호 때문에 2019년 7월 7일자 65세 생일을 맞이하면서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활동지원 시간은 하루 최대 4시간에 불과하여 뇌성마비로 자력으로는 일어나거나 체위변경 등 거동을 하지 못하고 옷 벗고 입기, 세수, 양치 등을 할 수 없는 원고는 만65세 생일을 맞아 기본적인 ‘생존’을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국회에서 장애인활동지원법 제5조 제2호를 삭제하는 입법을 하거나 헌법재판소에서 이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을 내려 만65세가 되어도 활동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생존을 위협받는 분들이 없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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