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는 폐지되고 할 일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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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는 폐지되고 할 일은 많아졌다
  • 이재상 기자
  • 승인 2019.12.19 09:33
  • 수정 2019-12-19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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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올해도 변함없이 2019년 장애계 10대 뉴스와 주요 일지를 정리하느라 바쁜 한 주를 보냈다.

지난 1년 동안 중증장애인들은 31년 만에 폐지되는 장애등급제를 놓고 상반기엔 장애등급이 없어지면 내가 받고 있는 서비스가 축소될 것을 걱정했고 7월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 이후 장애정도에 따라 구분하고 새롭게 도입된 종합조사표에 의한 활동지원 갱신 결과는 기존 인정조사표에 의한 급여량보다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분통을 터트렸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주최한 10월 정책토론회에서 공개된 활동지원 등 일상생활영역 종합조사시행 3개월 동안의 모니터링 결과는 복지부의 기존 수급자 중 수급자격 갱신대상자 1221명 중 79.8%가 급여량이 증가했고, 1%만이 급여량 감소로 나타났다.’는 발표와는 상반됐다.

장애인단체는, 복지부의 발표는 급여보전방안을 적용한 결과로, ‘급여보전미적용시 20%에 해당하는 장애인이 종전 서비스 시간 대비 하락했다고 말한다. 특히 활동지원서비스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존 장애등급 1급인 장애인 중 하락된 비율은 21.7%로 더 높게 나타났으며 신규로 활동지원을 신청한 중증장애인의 평균 급여량은 99.9시간으로 기존 수급자의 종전 급여량인 104.5시간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한다.

종합조사는 또한 하루 최대 나올 수 있는 지원시간은 16.16시간에 불과해 하루 24시간 지원은 불가능했다. 기존 인정조사와는 달리 조사항목들이 서로 경합하는(어느 한쪽이 늘면 어느 한쪽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사회활동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는 최중증장애인을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최대 장애인단체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는 전국 17개 시·도협회 230개 지회 회원 3만여 명을 동원해 장애인당사자 기반 정책 촉구 결의대회를 지난 1119일 국회 앞에서 갖고 장애인이 직접 목소리를 내 문제를 개선하는 전문가로 일해야 한다.”면서 장애인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장애인복지예산 증액’, ‘장애인 당사자 정치참여 보장등을 요구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 3만 명이 국회 앞에 모인 것은 사상 최대 규모로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인 지난 20091만 명이 모여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 25만 원 이상의 현실적인 장애인연금액을 보장할 것과 장애인차량 LPG지원 폐지 계획 철회를 요구했을 때보다 3배나 많았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장애등급제 폐지, 엘리베이터 설치, 저상버스 도입 확대 등의 투쟁은 소위 운동권이라 불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비법정단체의 몫이었고 전국 최대 장애인단체인 지장협은 장애등급제 폐지 논의 과정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전동휠체어 탑승 가능한 고속버스 시범운행 과정을 지켜 본 장애인들은 전장연의 성과에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시의 경우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그동안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에 소극적이었던 A단체도 내년부터 인천 장차연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한다.

장애인이 아무리 비장애인과 동등함을 주장하지만 전체 국민의 95%를 차지하는 비장애인의 마음 속 한구석엔 한 수 아래로 여기고 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장애란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며 나이가 듦에 따라 장애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으며 정부가 아무리 65세 이상 장애인을 노인이라고 우겨도 장애인은 장애노인일 뿐이다.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시작으로 맞춤형,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로 재편을 추진 중이며 인천시 또한 복지기준선 설정을 통해 소득, 건강, 주거, 돌봄 등의 분야에서 일정수준의 복지를 시민의 권리로서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독자 여러분,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그동안 장애인복지의 발전은 선거 공약을 통해 이뤄져 왔습니다. 어쨌거나 장애등급제는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할 일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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