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척수통계센터,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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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통계센터,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 이찬우/한국척수장애인협회 사무총장
  • 승인 2019.12.06 09:21
  • 수정 2019-12-06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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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척수장애인만큼 근간이 없는 장애유형도 없을 것이다. 척수장애는 다른 장애와는 독특한 신체적 특성과 후유증·합병증 등의 의료 및 건강 문제, 중도장애인으로서의 장애수용과정에서의 심리적 변화로 인한 타 장애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외국에서는 SCI(Spinal Cord Injury, 외상성척수손상)D(Disease, 비외상성 척수손상)를 합쳐서 SCI/D로 확대하고 그 추세를 추적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도대체 전국적으로 몇 명이나 되는지? 한 해에 몇 명이나 발생하는지? 어떤 경로로 생기는지? 완전손상과 불완전손상이 어떤 추세이고 손상과 질병이 어떤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지? 손상 이후 10203040년마다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가 될 것인지? 가족의 소진 문제는 어떻게 발생이 되고 해소가 되는지? 척수장애인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고 욕구는 무엇인지? 노인척수장애와 질병으로 인한 척수장애가 증가추세라고는 하는데 어떤 근거인지? 척수장애인의 노령화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아무런 대책을 없다.

그래서 척수장애인은 불안하다. 손상 초기부터 우왕좌왕이다. 의례적으로 3~5개의 병원을 재활난민처럼 돌아다니다가 아무런 준비 없이 지역사회로 내팽개쳐지고 있다. 척수장애인들의 의료재활, 사회복귀훈련, 가족지원, 직업재활, 보장구 개선, 활동보조지원, 여성척수장애인의 출산과 양육, 주택정책, 건강권, 장애유지 등 손상 이후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우선적으로 필요한데 우리는 근본 없는 자식같아서 슬프고 통계(자료)가 없어서 슬프다.

통계란 사회적 현상 또는 자연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수집된 각종 데이터를 요약하거나 적절한 방법을 통하여 일차적으로 가공되어 나오는 정보를 칭한다. 올바른 정책의 수립과 미래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기 위하여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매우 중요하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간된 척수 관련 보고서인 척수손상의 국제적 관점(International Perspective on Spinal Cord Injury)’을 통해 척수손상과 척수장애에 대해 알리고 예방과 재활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WHO를 중심으로 전 세계 척수장애인의 삶의 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그리고 국제척수손상학회(ISCoS)는 산하 예방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일반 대중에 척수손상에 대한 인식을 증대시키고자 매년 95일을 척수손상의 날로 제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척수장애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더 이상 늦추지 말고 준비하라고 충고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은 50년 전부터 국가적으로 척수손상통계센터를 운영하여 척수장애인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National SCI Database1973년 이래의 자료들이 존재하며, 주정부의 기금이 지원되고 있는 28개의 Model SCI Care System들이 National SCI Database에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와 유럽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역학 조사는 척수손상 장애인에 대한 기초적이고 체계적인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며 복지정책 수립을 위하여 꼭 필요한 사업이다.

우리나라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칭 한국척수통계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 동시에 척수장애의 유형분리를 통해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국립재활원과 척수관련학회 그리고 한국척수장애인협회가 협력하여 한국척수통계센터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맞춤형 복지와 장애인건강권,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장애관련 통계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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