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극장접근성, 물리적 환경만큼 심리적 환경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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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극장접근성, 물리적 환경만큼 심리적 환경도 중요”
  • 배재민 기자
  • 승인 2019.11.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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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배리어 인식서 시작”

핀란드 요하나 노나 마틸다

‘극장 접근성 포럼’서 주장

극장은 창작자와 관객이 상호교감하며 예술이 선보이는 공간이지만 열약한 접근환경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은 그 공간에서 배제되어 왔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에게는 친화적이지 않은 극장의 물리적 환경 때문에 배제되었고,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들은 작품을 온전히 즐길 수 없는 관람환경 때문에 배제되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11월 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극장 접근성과 장애관객 서비스’ 포럼을 주최했다.

▲ 노나 마틸다 프로듀서

핀란드의 Culture for All Service의 프로듀서이자 시각장애인 연극 제작자인 요하나 노나 마틸다는 “접근성은 태도”라고 단언하며 “극장은 새로운 방문객을 환영하는가? 그들을 위한 다양성을 바라보는가? 극장의 직원들은 다양성에 대해 열린 사고를 하고 있는가?”하고 질문했다. 이는 장애관객들을 위한 모든 시설과 기술이 준비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이자 장애관객들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준비할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치환된다.

그는 “우리의 태도가 접근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양한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때, 극장에서 일을 할 때, 장소에 환영받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애인 관객들, 장애인 직원, 비장애인 관객, 비장애인 직원이 다양하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물리적 환경만큼이나 심리적 환경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요하나는 “가장 필요한 건 공부를 통한 인식의 변화다. 극장뿐만이 아닌 식당에서 휠체어가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가,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있는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는가 등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인식변화의 중요성을 말했다.

▲ 0set 프로젝트

0set 프로젝트(이하 제로셋 프로젝트)는 15인의 관객과 함께 ‘걷는 인간’이라는 대학로의 소극장 접근성을 확인하는 워크숍을 진행했었을 때의 이야기를 했다. 워크숍을 했을 시 대학로의 150군데의 소극장 중 장애인 관객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14곳밖에 되지 않았으며 부분적 입장 가능한 공간은 21곳에 불과했다. 또한 장애인 창작자가 접근할 수 있는 공연장(객석뿐만이 아닌 대기실, 조종실, 분장실을 포함한 공간)은 훨씬 적었다.

극장을 새로 짓지 않는 이상 시설을 바꾸긴 힘들다. 기존에 있던 소극장의 물리적, 공간적인 접근성을 바꾸어야 한다.

이에 제로셋 프로젝트는 “접근이 안 되는 극장 중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극장 건물엔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내부에 턱이 있거나, 경사로 앞에 배너나 쓰레기통이 놓여 있다. 그런 점들을 점검하고 간이 경사로들을 설치하면 간단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다 뜯어 고치지 않아도 이런 간단한 변화가 가능한 극장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본다는 것, 인식한다는 것,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과 시도 없이 배리어프리를 말할 수는 없다. 극장에서 아무리 좋은 배리어프리 환경을 접해도 극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변화는 배리어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런 인식이 극장뿐만이 아닌 극장 밖에서도 계속 이어나가야 변화가 온다.”고 주장하며 배리어프리의 인식하는 영역을 극장 밖 사회로 확장했다.

▲ 엠마 제인 맥헨리 무용음성해설가

스코틀랜드의 무용음성해설가 엠마 제인 맥헨리는 “극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로는 수어통역, 문자 서비스, 오디오 해설, 촉감 해설 등 굉장히 많다. 그리고 비장애인들도 이런 경험을 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엠마는 크게 네 가지의 관람서비스 △오디오 해설 △수어 통역 △촉감투어 △편안한 공연을 소개했다.

오디오 해설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성으로 무대 위의 모든 상황을 설명해주는 서비스다. 촉감 투어는 음성해설 공연 전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시각장애인들이 소품, 코스튬, 무대장치들을 만질 수 있게 해주어 음성해설을 들을 때 정확한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편안한 공연은 물리적 장애가 아닌 심리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다. 자폐장애, 정신장애, 발달장애 등 감각이 예민한 관객을 위해 낮은 조도의 조명과, 소음이 적고, 덜 어둡고 안전한 공간, 일반적인 공간과는 떨어진 공간에서 이완된 공연을 제공한다.

그는 “작품 설명도 예술 과정의 일부이고 작품 해설가들은 관객들이 음성으로 들었을 때,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대본을 쓸 때, 무대 공간위의 상황을 최대한 미학적, 예술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시각장애, 청각장애를 가진 분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충분히 작품을 느낄 수 있는 공간, 공연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단순히 장애관객들에게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같이 온 비장애인 관객들도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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