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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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걱정이다
  • 임우진 국장
  • 승인 2019.11.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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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 들어 보수정권에서 추락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위상을 다시 강화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2년이 흐른 지금 인권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늘고 있어 우려된다. 인권위 위상 강화는 정부 국정과제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문화된 인권위의 대통령 특별보고를 부활하고 정부부처에 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일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정부부처의 인권위 권고 수용률이 2016년 61.9%에서 2017년 78.3%로 오르다가 2018년 76.5%에 그쳤다. 정부부처에 대한 인권위의 권고가 안 먹히는 일이 잦아지면서 인권위의 영향력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위상은 높아졌지만 상응하는 갈등해결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인권위는 인사혁신처장, 행정안전부장관, 교육부장관 및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허용하라’는 권고를 내렸으나 해당 부처가 수용하지 않은 것은 대표적 사례 중의 하나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을 진정했지만 인권위가 어떤 답변이나 권고도 하지 않은 점도 대표적인 권력기관 눈치보기의 하나다. 최영애 위원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차별금지법과 인권기본법 제정 등 인권위가 핵심과제 추진에 소극적인 점도 문제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하면서 스스로 “여성, 난민,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와 혐오표현이 광범위하게 퍼지며 지역인권조례의 후퇴로 이어지고 있다.”며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밝혔었다.

뿐만 아니다. 국민 인권의식이 향상되면서 인권침해 접수건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권리구제 건수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난 것도 인권위가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인권위가 한 국회의원실에 넘긴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진정 접수된 사건 5만433건 중 26.2%인 1만3190건이 기각되고 58.1%인 2만9280건이 각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권리구제가 이뤄진 경우는 13.3%인 6,698건에 불과했다. 올 9월 기준 인권위가 진정건 1건을 처리하는 데 평균 125일이나 걸렸다. 2015년 115.5일, 2016년 107.7일, 2017년 97.6일로 줄어들다 지난해 132.2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를 위해 관련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꼭 예산과 인력부족이라고만 볼 수 없어 보인다. 인권위는 지난 5년간 접수한 경찰의 인권침해 진정서 8000건 중 해당 경찰관에 대해 징계 권고처분을 내린 건 고작 2건뿐이었다.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더욱 엄격해야 할 인권위가 공권력의 범법행위는 나몰라한 셈이다. 인권위 내부 분위기만 봐도 걱정이다. 인권위 직원 63%가 ‘핵심과제 해결 미흡’이라고 평가했다. 핵심과제 성과가 미흡한 이유에 대해 절반 이상이 ‘위원장의 역량 등 리더십 부족’을 꼽았다. 인권위의 역할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내부 인적역량 미흡, 특히 위원장 등 간부들의 역량 부족을 꼽고 있다. 자정기능이 상실한 인권위로 어떻게 인권감시견 역할을 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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