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장애 없는 생활환경’…소외되는 농·난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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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장애 없는 생활환경’…소외되는 농·난청인
  • 이정자/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장
  • 승인 2019.11.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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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소리 중심,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이다. 감미로운 음악에서 가을 낙엽의 바스락거림조차도 아름답고 촉촉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예술이 된다.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정거장 안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소란한 터미널 대합실에선 중요한 TV 뉴스나 스포츠경기가 화면에서만 그림으로 전달된다. 지하철노선도엔 정거장 이름에 작은 불이 켜지고, 전광판에 ‘**역입니다. ‘다음 역은 △△역입니다. 크게 글자로 전달되는 경우도 요즈음은 본다.

늘어가는 다문화가족은 TV 한글자막방송을 통해 한글 배우기를 빠르게 할 수 있다. 자막방송을 하기 위해 비용이 들어간다고 버티던 우리 사회에 일어난 변화다. 농-난청인 말고도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수한 글인 한글의 국제화에 기여하고 있는 명확한 증거이다.

이렇게 청각장애를 배려하면 비장애 시민도 편리해지고 정확한 정보를 받게 된다. 그러나 보는 것에 의존하여 생활소음조차도 부러운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말하라!!! 들어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빌딩에 들어서면 몇 곳의 문자안내판이 고작이다. 지하철, 버스, 선박에서의 사고는 아무런 대책 없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곁눈질하며 따르게 한다. 사오정을 만드는 것이다. 공중화장실에서의 상황은 심각한 사각지대이다. 비명을 지를 수 없는 농․난청인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아찔하다.

수어로 소통하는 안네데스크, 수어로 아픈 곳을 알리는 수술실, 언제나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관, 비상벨이 설치되어 ‘접수완료’, ‘출발했음’, ‘oo분 후 도착예정’ 등 간단 문자가 수신될 수 있는 쌍방향 대화시스템이 있는 공중화장실은 꿈인가….

농․난청인이 안심하는 사회는 비장애 시민-국민에게도 좋은 안전장치가 된다. 공원이나 도로에 볼록거울 등이 적소에 설치된다면 걷거나 자전거, 차량 이용의 비장애 시민들의 안전성까지 확보될 것이다.

더 이상 소리중심의 사회, 달리는 사람중심의 사회를 고집하지 말자. 한 걸음 더 뒤로 물러서 보자. 세상을 넓게 보고 품어 보자. ‘장애 없는 우리들의 생활환경’은 고령화 사회, 곧 내게 편의를 줄 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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