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케어와 정신장애인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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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케어와 정신장애인의 건강
  • 임종한/인하대 사회의학교실
  • 승인 2019.11.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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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겐 건강이 매우 중요하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애인들의 건강권은 인권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장애는 여러 형태의 장애가 다 고려되어야 하지만, 정신장애도 신체장애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정신장애인은 다른 집단에 비해 인권을 침해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정신장애인에게 인권은 차별, 낙인, 배제 등으로부터 이들을 지켜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정신장애인의 인권은 한 사회 인권의 ‘바로미터’이기도 한 것이다. 인권을 사회 안에서 실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에 노출이 된다. 이는 다시 말해 마음의 병은 내 가족, 내 이웃, 내 친구, 내 동료, 그리고 나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은 뇌의 병이라는 개념보다 누구나 정신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스트레스-취약성 모델에 기초하여 스트레스에 견디는 마음의 힘을 강둑에 비유할 수 있다. 사람마다 강둑의 높이가 다른데 큰 홍수와 같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강둑의 높이에 따라 어떤 사람은 가벼운 우울증 같은 경증 정신질환이 오고, 어떤 사람은 중증 정신장애인 조현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의 병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고, 동시에 어린 나이 때부터 학교에서 마음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필수적으로 시행한다면 인식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가된 커뮤니티케어(지역통합돌봄)가 선도사업 추진 지자체 16곳을 지정하면서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커뮤니티케어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로 정의된다. 장애인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돌봄이 필요한 집단으로 커뮤니티케어는 장애인의 건강관리에도 큰 영향을 준다.

커뮤니티케어가 잘 시행되려면 일반적으로 두 가지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지역사회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서비스가 확보돼야 한다. 의료, 복지, 약료, 영양, 재활, 주거, 이동, 일자리 등에 대한 지원이 촘촘해야 하며, 이들 기능이 유기적이고 유연하게 작동해야 한다.

둘째, 지역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이웃으로 포섭하는 치료적 지역사회가 돼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여러 서비스가 제공되고, 의료 및 복지 등 서비스 간에 서로 긴밀한 연계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조정 연계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전문가들이 주치의, 사례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는 간호사나 사회복지사들이다. 장애인들을 위해서 이미 장애인건강주치의제가 법적으로 명시화되어 있고, 각 지역에 장애인지역보건의료센터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기에, 법에 명시한대로 잘 시행이 되었다면, 이는 장애인들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에 훌륭한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정신장애인들의 지역사회 관리를 위해서는 인구 8만 명당 1개의 지역정신보건센터가 필요하다. 지역보건센터는 지역정신보건센터와 같은 공간에 위치해 긴밀하게 협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범사업 중 장애인건강주치의제는 주장애관리 및 일반건강관리 서비스간의 연계부족, 재택방문서비스의 내용 모호 및 범위 제한, 단독 개원의원의 주치의 진료 및 다학제진료의 한계, 장애인 건강증진을 위한 자원 연계의 부족, 보건소 및 공공의료원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 활용 미비, 공급자 및 수요자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법에서의 목적에 부합되는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필요한 인력의 교육 훈련, 서비스 제공에 따른 지원, 시설 및 재정 지원, 장애인에 대한 부담 경감 등이 현안인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해결될 사안이다.

지역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이웃으로 포섭하는 치료적 지역사회가 되도록 만들어 가기 위해서 최근 들어 많이 논의되는 것이 공공적인 목적을 지닌 사회적 협동조합을 육성시켜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신장애인들을 위해서도 이런 사회적 협동조합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의 시민의식, 사회적 자본, 사회적경제의 성장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사회 참여, 사회통합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들이 경제활동 등 사회에 참여하고 사회구성원의 하나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할 때, 지역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 커뮤니티케어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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