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시각장애인 관람 전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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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시각장애인 관람 전시개발
  • 배재민 기자
  • 승인 2019.11.12 17:54
  • 수정 2019-11-1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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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각전시 예시

2020년 박물관 개관 앞두고

‘시각→촉각’전시로 변화모색

관련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

서울공예박물관이 2020년 개관을 앞두고 지금까지 박물관에서 소외되었던 시각장애인 관람객들의 관람권을 위한 전시개발을 위해 ‘박물관 시각장애인 전시개발 관련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고 현재 변해가는 박물관 패러다임과 주류였던 시각 중심의 전시문화에서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촉각을 통한 전시 관람에 대한 발표를 전 세계 각지 전문가들이 모여 진행했다.

서울공예박물관 측은 “공예는 예로부터 사람들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콘텐츠”라고 말하며 “박물관은 만들어 잠시 전달하는 게 아닌, 박물관이라고 하는 문화의 영감이 일상 속 사람들에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지금까지 소외된 시각장애를 가진 분들이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에서 출발하고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시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 이진서, 서울공예박물관 학예연구사

이진서 서울공예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공예는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이 누적해 온 기술재료 도구를 사용해 쓸모 있고 아름다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활동이나 능력을 말한다. 공예를 총체적으로 관람하려면 유리 안에 놓인 작품을 감상하는 것 그 이상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촉감이다.”고 밝히며 “다른 나라에선 촉감을 통한 시각장애인 콘텐츠 전시 개발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촉감전시는 오직 시각장애인들을 포함한 비장애인들도 즐기게 된다. 기본적으로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물리적 심리적 장벽 없이 박물관을 관람하며 시각 외에 다른 감각을 사용해 관람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고 서울공예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명했다.

▲ 히로세 코지로 오사카 국립민족박물관 교수

히로세 코지로 오사가 국립민족박물관학 교수는 시각장애인 당사자로서 이미 일본에서 촉각전시를 진행해 본 입장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촉각전시에 온 관람객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초등학생들이다. ‘만져도 됩니다’를 ‘가지고 놀아도 됩니다’로 이해하거나 혹은 ‘부서도 됩니다’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거칠게 전시물을 다룬다. 다른 하나는 어른들의 반응이다. 어른들은 그저 보기만하지 전혀 만지지 않는다. 설명만 본다. 대다수의 성인들은 박물관은 보는 곳이지 만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지지 않거나 너무 만져서 망가뜨리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어떻게 만져야 하고 왜 만져야 하는지, 촉감이 가진 감각적 풍부함을 관람객들에게 설명해 주는 행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리코 찬 홍콩 비욘드비전프로젝트 대표

리코 찬 홍콩 비욘드비전프로젝트 대표는 홍콩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통합 작품 관람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박물관의 포용성과 사회적 포용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단순히 기술이나 선진기기, 접근 가능한 소재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때로는 시각장애인 주변에 있는 사람이 시각장애인들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모든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물관 스스로가 어떤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관람객을 만나는지 생각해야 한다. 큐레이터, 관장, 임원들이 아니다. 관람객들이 늘 만나는 직원은 경비원들, 청소부들, 이런 예술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다. 시각장애인이 박물관에서 1차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인력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줄리아 카심 교토 디자인랩 교수는 “시각장애는 다양하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획일화된 특징을 가진 부류가 아니다.”고 말했다.

마리 클라테 오닐 파리 예골 드 르부르 교수는 “단순히 만지는 것뿐만이 아닌 논리적인 전시순서가 있어야 한다. 만지면서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야 한다. 콘텐츠의 적절성은 단순히 정보의 파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는 순서가 있어야 하며 전시를 만지며 서로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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