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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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이모저모
  • 배재민 기자
  • 승인 2019.10.25 09:38
  • 수정 2019.10.25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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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클 염슬찬 선수

39회를 맞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5일간의 여정을 끝내고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올해 장애인체육대회는 장애인체육의 저변을 넓혔던 1988년 하계 패럴림픽이 개최된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31년 만에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라는 점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종목도 카누‧트라이애슬론(선수부), 쇼다운‧슐런(동호인부) 4개 종목이 전시종목으로 신설돼 8년 만에 개최 종목이 확대되어 역대 최대 30개 종목이 치러졌다.

특히 이번 개회식에는 지난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해 격려사를 수어 인사로 시작한 후 장애인 체육활동은 도전과 극복으로 누릴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가 아니라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17개 선수단, 8,978명의 선수들이 30개 종목에서 땀 흘리며 멋진 경기를 펼쳤다. -배재민 기자

인천, 금44개-은42개-동64개

 

▲ 휠체어 농구 윤성선 선수

인천광역시 선수단은 금메달 44개, 은메달 42개, 동메달 64개를 획득하며 총 89,448.90 점으로 목표했던 순위보다 2단계 오른 종합 10위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우선 구기종목 선수들의 활약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사격종목에서 남자 3인조 박승우(남, 지체장애), 오흥진(남, 지체장애), 김문열(남, 지체장애) 선수들이 3관왕을 기록하고 육상 김황태(남, 지체장애) 선수와 사이클 염슬찬(남, 지체장애) 선수도 3관왕을 차지했다.

인천휠체어럭비팀은 충남팀을 55대 33으로 대파해 2년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테니스 김기현 선수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역도 박명성(남, 지적장애) 선수와 조아라(여, 지적장애) 선수는 신기록 및 대회기록을 갈아치우며 3관왕이 되었고 배드민턴 김창만(남, 지체장애)과 오수현(남, 지체장애) 복식조가 금메달을 기록했다.

테니스 종목 국가대표 출신 황명희(여, 지체장애) 선수도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해 기량이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남자 골볼팀도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했고 여자 골볼팀도 3위에 올라 2014년 이후 끊겼던 메달을 품에 안았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성적은 실업팀수와 비례한다. 하지만 인천시장애인체육회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실업팀은 단 2개로 17개 시도 중 최하위 팀수를 보유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의 결과는 값지다.  

 

  

“나는 즐기며 운동하고 싶다”

 

김찬희 선수 / 남자 골볼팀

 

 

김찬희(남, 시각장애) 선수는 2003년생으로 올해 인천시 최연소 대표 선수다. 같은 골볼 팀 내에서도 동료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최소 10살이며 최대 21살이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시작한 그의 골볼 경력은 이제 4년이다.

“내가 최연소 선수라는 게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뜻보단 다른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어려서 나이차 많은 선배들에게 밝은 모습,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 경기 내내 힘을 북돋아 주고 팀에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오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인천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골볼팀은 우수선수들을 다른 시·도 실업팀들에게 다수 뺏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볼팀은 작년 성적(동메달)을 넘어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김찬희 선수는 지금까지 작은 대회에 나가서 대부분 2,3등을 하거나 순위에도 못 든 적도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체육대회에선 첫 참가에 첫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아직도 우승이 얼떨떨하다고 말한다.

“사실 대회 참가전의 목표는 3등이나 4등이었다. 그 정도만 되어도 만족할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우승을 해서 나도 놀랐다. 이 우승의 주역은 같은 팀 형들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첫 참가에 첫 우승이라는 것에 뜻을 두고 있다. 한 번밖에 없는 첫 참가에 우승을 해서 뜻깊다고 생각한다.”

 

김찬희 선수는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다. 그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그는 직업으로는 선생님을 하고 싶고, 골볼은 동호회에서 생활체육으로 즐기고 싶으며 선수로서는 패럴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꿈은 선생님이다. 골볼은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할 예정이지만 직업선수로 할 생각은 없다. 취미로 시간 날 때마다 형들이랑 만나서 운동하는 수준으로 즐기고 싶다. 골볼을 직업으로 삼게 되면 골볼에만 매진해야 한다. 그럼 그게 너무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 나는 즐기며 운동하고 싶다. 하지만 선수로 뛸 때는 패럴림픽에 나가보고 싶다. 물론 어려운 목표다. 하지만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다른 생각 안하고 꾸준히 운동만 하고 싶다”

 

박명성 선수/ 역도

▲ 시상대 위의 박명성 선수(중앙)

 

박명성(남, 지적장애) 선수는 올해 역도 부문에서 세 개의 금메달을 기록했다. 금메달보다 대단한 점은 박명성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역도 한국신기록 및 대회신기록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그는 소위 말하는 전국체전 역도 부문 실력자다. 36회부터 39회까지 4년 연속 메달을 세 개씩 챙겼다. 더 놀라운 사실은 37회 은메달 세 개를 제외하면 모든 메달이 금메달이다.

“나는 원래 스키선수였다. 코치님이 동계에는 스키, 하계에는 역도를 코치했는데 나를 역도로 데리고 갔다. 스키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역도는 일 년하고 안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처음 나간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또 어머니도 계속 해보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하다 보니 오기가 생겨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는 훈련이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같이 훈련하는 동료들이 재미있는 사람들이어서 그도 즐기며 훈련을 한다고 한다. 살이 잘 빠지는 체질이어서 감량도 문제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 선수라면 가지고 있는 부상이다. 아파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가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선 오랜만에 실수가 없었다. 전부 다 한 번에 좋게 진행되었다.”

 

기자는 그의 수많은 기록들을 보고 더 이상 금메달에 감흥이 없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했다. 그는 웃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선수 생활하며 가장 행복했을 때가 처음 금메달을 땄을 때다. 지금도 목표는 금메달이다. 금메달은 늘 좋다. 그리고 메달을 많이 따다 보니 동시에 다른 목표도 생겼다. 이제 목표는 금메달과 내 기록 경신이다. 현재 내 기록은 데드리프트 275kg, 스쿼트 245kg다. 지금 내 개인 목표는 데드리프트를 300kg까지 하는 것이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지금은 다른 생각 안 하고 꾸준히 운동만 하고 싶다. 다른 생각이 없다.”

아무래도 박명성 선수의 금메달 행진은 계속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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