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향한 엄마의 움직임 <상>…자폐성 장애 아들의 감각
상태바
아들을 향한 엄마의 움직임 <상>…자폐성 장애 아들의 감각
  • 조명민/밀리그램 디자인 대표
  • 승인 2019.09.06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명민/밀리그램 디자인 대표
 

 자폐성 장애 아들을 양육하면서 나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88학번의 꿈나무로 음대를 졸업했지만 현재는 실내건축과 물리적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장애아들을 양육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겠다고 예상하겠지만 아들이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다른 감각들을 견뎌 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부터였다.

아들은 두 돌 반쯤 갑작스럽게 퇴행이 시작되었고 그 때부터 온갖 치료가 시작되었다. 여러 치료 중 감각통합 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인간의 감각이 특별한 건 영화에서 나오는 가상의 초능력자에게나 있는 얘기라 생각했는데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중력을 느끼는 경우, 시야가 왜곡되게 보이는 경우,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경우, 다양한 소리가 같은 크기의 소리로 들려서 한 가지 소리를 구분해서 듣기 힘든 경우, 이 외에도 다양한 감각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아들은 감각들이 예민한 편이고 감각의 성장 발달단계에서 목, 몸을 인지하는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집에 돌아오면서 아들을 관찰해 보니 아이의 걷는 모습이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우디처럼 팔다리가 흐느적거리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집에서도 생활하는 것을 관찰해 보기로 했다. 눈에 띄는 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다양한 무늬의 열기구 그림을 수십 장씩 그렸고 사람을 가끔 그리긴 했지만 성의 없이 목과 몸이 없이 얼굴에 팔다리가 붙어 있었다.

육아 관련 책을 다시 꺼내들고 인간의 성장단계를 살펴보았다. 아기가 4개월 무렵이 되면 손가락을 빨거나 발가락을 만지며 자신의 몸을 탐색하면서 자신의 신체를 인식하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시기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탐색의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미술심리학에서는 목, 머리는 인지적 활동, 사고, 공상, 감정과 몸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반응을 연결하는 통로로 목을 그리지 않은 경우는 인지적 활동이나 신체적 반응에 대한 통제력 모두가 약화되어 신체적 행동의 통합이나 조절이 부족한 상태로 뇌기능장애를 우려하는 글을 보고 내 아들의 감각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일반적으로 발달장애는 감각장애가 동시에 발생할 확률이 높은 장애유형이기도 하다(Tomcheck & Dunn, 2007). 실제로 발달장애 중 약 78~95% 정도가 최소한 하나 이상의 감각장애를 경험하고 있음이 밝혀졌다(Tomcheck & Dunn, 2007; Grandn & Panek, 2014).

시각에서는 주변시각이 중앙시각보다 더 발달한 경우가 많아 시각적 자극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양문본, 2000). 따라서 발달장애 아동은 시각적 자극을 유입하기 위하여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물이나 천천히 돌아가는 물체를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강수균 외, 1999).

청각적 감각에 지나치게 민감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청각 이 외의 감각 자극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Case-Smith & Bryan, 1999). 그런 이유로 신체적 반응능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후각은 다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는 향을 맡거나 특정 향기에 괴로워하고 구토 반응을 나타낸다. 반대로 물체의 특정한 향을 계속해서 맡는 감각추구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Williams et al., 2000).

미각의 경우 미각의 과잉성으로 인해 편식을 하거나 양치질을 거부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Field et al., 2003). 예민한 촉각적 특성을 지닌 아동의 경우 맨발로 바닥을 밟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거나 손에 무언가를 묻히는 것을 피하고 더 나아가 타인과 가깝게 붙어 있는 것을 피하기도 한다(Royeen, Lane, 1991).

자폐성 장애는 고유 수용감각을 조절하는 것에 문제가 있어 자신의 신체를 세밀하게 조절하거나 신체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하며, 작은 물체를 조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때때로 근육이나 관절에서 발생하는 감각으로 인해 이상한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Rasmussen, 1997).

전정자극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특정 움직임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저항 특성이 있으며 이는 중력 불안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신체 활동을 영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혹은 에스컬레이터에 오르고 내리는 것을 무서워하거나 놀이기구와 같은 특정 움직임에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감각장애 중 한 두 가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보면 살아가는 데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과 아들은 불균형하고 불안한 감각을 가지고도 견뎌보려고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기 힘든 장애를 가졌고 극복하기 힘든 장애를 어쩔 수 없다면 아들에게 편안한 물리적 환경을 꾸며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더욱 심도 깊은 연구를 하기 위해 건축전공을 다시 하게 되었다. (다음호 2부로 이어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