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인후원고용제도 도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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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후원고용제도 도입 필요하다”
  • 배재민 기자
  • 승인 2019.08.19 17:09
  • 수정 2019-08-19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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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인 세미나서 제기
 

 기업에서 장애예술인을 지원하면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장애예술인후원고용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8월 17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한국장예술인협회가 주관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한국장애예술인협회가 주최한 ‘장애예술인 세미나’는 장애예술인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장은 장애예술인후원고용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기업이 장애예술인을 고용하는 형태는 장애예술가들의 출근은 작업실로 가서 창작활동을 하고 장애예술가들은 창작을 근로로 환산하기 위해 작품 활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작품 활동의 증명이란 기업 휴게공간에서의 소개 전시, 공연, 개인전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 도입의 기대효과로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기업 호감도 상승 △장애예술인의 안정적 창작활동 가능 △장애인인식개선으로 장애 포용사회 형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장애예술인후원고용제도라는 말에 포함된 단어 ‘후원’이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후원이란 장애인들이 일을 하지 않았는데 돈을 주는 것을 뜻하며 회사에서 장애예술인들을 고용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장애예술인지원고용제도’라고 말해야 맞지만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해서 익숙한 후원고용제도라는 말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방 협회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후원고용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 급여의 규모와 고용기간이라며 “대부분의 기업에서 장애예술인에게 주는 급여는 100만원 미만이고 계약 1~2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지현 동양화가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장애예술가로서의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장애예술가들이 활동하다 보면 현실에 좌절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예술가들은 대부분 신체 상태나 휠체어 때문에 넓은 작업공간이 필요하고 주차공간과 엘리베이터는 필수다. 비장애인 예술가와 비교하면 장소 제약 때문에 작업실 하나 구하는 데도 돈이 월세로 치면 두 배로 든다. 장애예술인 일자리가 절실하다.”며 기본적인 문제점을 짚으며 “대부분의 장애예술가가 비정규직으로 취직해 월급 100만원에 재료비 10만원을 지급받는다. 계약 종료 후 6개월 실업수당을 받지만 다른 기업으로 취업이 이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 공개채용보단 인맥으로 연결되는 고용형태에도 문제가 많다.”고 현재 장애예술인 고용 시스템을 비판했다. 
 
 최지현 작가는 마지막으로 “그림 그리는 일도 노동이다. 우리들은 작품이라는 결과를 낸다. 작품을 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재료비를 사용하기에 안정적인 예술 활동을 위해 장애인작가들의 고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조재호 만화가 겸 한국만화인협동조합 이사장은 장애인예비작가 교육을 실시하며 만화교육만으론 장애인예비만화가들이 살아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웹툰에는 틈새시장이 있어 여러 가지 프로그램 교육을 통해 장애인친구들이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이 웹툰을 유튜브로 올리는 일이나 편집일을 하지만 당장 돈이 안 된다. 직업으로 삼으려면 지원이 많아야 한다. 그렇다고 장애인이라고 무작정 돈을 줄 수 없으니 필요한 것이 사회적 기업이다.”고 주장했다. 
 
 조재호 이사장은 이어서 “만화가들이 이 기회에 사회적 활동에 동참하고 만화계 전체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사회적 경제로 하나 되어 더불어 살면 좋겠다. 장애인들을 스텝으로 고용하고 사회적 기업으로 넘어가든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아 꾸준히 장애인을 고용하든지 해야 한다. 만화가들도 사회적 경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활동하는 만화가들에게 호소했다. 
 
 김현종 장애인혁신센터장은 장애인 예술활동 지원방안으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주장했다. 그는 “회사에서 자회사를 별도로 수립해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표준사업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업장을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일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이 운영하는 장애인합창단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재능 있는 장애인들이 대기업에 취직해도 바로 그만둔다. 대기업에 들어가서도 비장애인들과 어우러져 일하는 게 아닌 장애인들만 모아두고 일을 시켜서 그렇다. 장애예술인을 위한 표준사업장은 무조건 생겨야 한다. 장애인 당사자가 하든 비장애인이 하든 장애인을 고용했으면 좋겠다. 벌금을 위한 사업장이 아닌 정말 사회를 위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제는 대중들이 예술가에게서 예술가의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만화를 보고 작가를 알아봤더니 장애인이거나 그림을 보고 작가를 보았더니 장애인이었으면 좋겠다. 장애인이란 타이틀을 붙여 작품을 장애인이 만든 예술이 아닌 그냥 예술로 보는 사회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배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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