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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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을’ 아니겠는가
  • 이재상 기자
  • 승인 2019.07.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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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학생의 엄마인데, 도대체 인권이 무엇이길래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법과 조례를 만들면서까지 보호하려 하는가? 궁금해서 질문드린다.”

지난 3일 열린 ‘인천시 제1차 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인권토론회’에서 한 방청객의 질문이다. 그는 자신 또한 사회적 약자, 즉 ‘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여 년 전 기자의 중·고교 시절엔 인권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고 사회적으로는 전두환 정권의 탄압과 개인적으로 장애인차별 등 안 좋은 기억밖엔 떠오르지 않는다.

시민들은 군사독재정권의 탄압과 싸워 ‘대통령 직선제’라는 그들의 권리를 쟁취해 냈고, 그 후 장애인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과 활동보조서비스, 장애등급제 폐지 등을 투쟁을 통해 쟁취해 냈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뜻하는 ‘인권’은 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세대 갈등, 지역 갈등, 여성,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 보호 차원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 인권은 신체적 자유, 사상 및 표현의 자유, 생명권, 재산권, 참정권 등으로부터 자유를 강조한 소극적 권리인 ‘자유권’ 영역에서 노동권, 사회보장권, 교육, 문화, 건강권 등에 대한 권리, 즉 평등이 강조된 적극적 권리인 ‘사회권’ 영역을 거쳐 3세대 인권인 연대권(평화, 환경, 발전권, 인류공동유산에 대한 권리 등 공동체적 유대, 민족적 연대, 집단적 권리 강조)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시 말해, 인권(권리)은 자유권에서 사회권으로, 침해에서 차별해소로, 복지(시혜)에서 인권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으며 그것을 보장하기 위해 법과 조례, 계획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민주화되고 시대가 좋아지고 먹고 살 만하니까 인권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줄 아는가. 갈수록 심해지는 빈익빈 부익부, 장애인의 억울함,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매환자 증가와 가족의 고통 등은 보이지 않는가. 아니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인가.

30년 전과 비교해선 안 되겠지만 여성,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만이 아닌 우리 모두는 ‘을’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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