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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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그려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07.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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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그려요” 진리 <자폐성장애 1급 / ‘제2회 오버 더 레인보우 전시회’ 참여 작가>
▲ 제2회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전시회에 참여한 진리작가와 그녀의 작품들

기자가 전시회장을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 중이었다. 진리 작가와의 인터뷰 일정은 잡혀 있었지만 작품만 미리 확인했을 뿐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도착했음에도 기자는 많은 사람들 중 바로 진리 작가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과 꼭 닮은 밝고 에너지 넘치며,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6년 정도 된 아직은 새내기 작가나 다름없지만 진리 작가는 성남시장애인권리증진센터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녀의 작품이 삽입된 가방이나 노트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티스타(autistar) 온라인 숍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이다.

진리 작가와 그녀의 어머니 정하늘 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진리 작가에게 그림은 ‘삶의 일부’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나올 정도로 작가와 그림은 이제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어머니 정하늘 씨는 “진리를 처음 만났던 교수님께서 처음 하신 말씀이 색감을 고르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구도를 잡을 때에도 오래 고민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진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씀하셨고요.”라고 설명했다.

진리 작가의 그림 속 대상은 대부분 자연물이다. 무지개, 꽃, 고양이, 오리와 같이 자신이 주목하고 사랑하는 대상들을 다채로운 색감의 일러스트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요즘은 오리를 그리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진리 작가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간 강가에서 마주한 오리를 관찰한 후 “오리에게 쌍꺼풀이 있어”라고 말한 뒤, 쌍꺼풀이 있는 예쁜 오리를 그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와 나무, 꽃을 그리는 진리 작가에게 꼭 그 대상물을 그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묻자, 그녀는 단호하게 “사랑하니까”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녀의 그 대답에서 작가가 표현하는 색감이 왜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지, 고양이의 표정이 사랑스럽고 오리의 쌍꺼풀이 유독 아름다웠던 이유가 모두 설명되는 듯했다.

실제로 그녀가 최근 완성한 그림에는 고양이와 오리 등 여러 대상을 조화롭게 그린 후 하단에 하트를 여러 개 그려 넣었다고 했다.

보통의 작가들이라면 멋있게 그림을 완성한 후 하트를 그리는 행동은 하지 않을 테지만, 진리 작가는 언어로 전달하지 못하는 자신의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그림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 <진리 고양이>-진리작가의 첫 시작, 첫 고양이 작품이다. 하트 처럼 보이는 꼬리와 몸선, 호기심많은 두 눈은 앞을 보기도 옆을보기도 하는 것 처럼 보인다.

진리 작가는 조금 더 작가로서 실력을 키우고 난 뒤에는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인 정하늘 씨는 “도심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러한 전시회 관람은 물론 미술활동을 할 기회를 얻는 것 자체도 힘든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진리와 함께 그러한 친구들을 직접 만나서 같이 그림도 그리고, 진리의 작품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에요. 진리 역시 사람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굉장히 행복해 하거든요. 진리의 작품을 사랑해주신 분들과 이처럼 전시회를 통해 진리가 세상으로 한 발짝 나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받은 사랑과 나눔을 되돌려 주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기자는 물론, 진리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특별한 설명과 복잡한 과정이 없음에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사랑스러운 마음’을 모두 전달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작품 활동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쌍꺼풀 있는 오리에 이은 그녀의 눈으로만 찾을 수 있는 사랑스러운 대상을 담은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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