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와 이야기하고 싶어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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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와 이야기하고 싶어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04.27 15:18
  • 수정 2019-04-2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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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학생 / 인천사랑의 수어한마당 참가자
▲ '제24회 인천 사랑의 수어한마당'에 참가한 이수연양이 인순위의 '거위의 꿈' 노래를 수어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인천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 ‘제24회 인천 사랑의 수어한마당’에서 9번째로 무대에 오른 이수연 학생(11세)은 넓은 무대에 홀로 올라섰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 노래에 맞춰 천천히 하지만 담담하게 수어를 마친 이수연 양의 무대가 끝나자 심사위원석은 물론 관중석에서도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무대를 마친 수연 양은 바쁘게 뛰어 관중석에서 자신을 지켜본 엄마 옆에 자리를 잡았다.
 
엄마는 수어로 수연양에게 ‘잘했다’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수연양의 부모님은 두분 다 농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수어를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엄마, 아빠가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보니 엄마를 따라서 수어를 하게 된 것이 처음 시작이었어요. 엄마랑 대화를 하고 싶은데, 처음에는 제가 수어를 모르니까 대화도 안 되고 답답했는데, 이제는 수어로 서로 대화하게 돼서 너무 기뻐요.”
 
수연양보다 7살 많은 수연양의 오빠도 수어를 할 줄 안다고 했다. 가족들과 수어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전혀 불편한 점이 없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처음 배운 말은 ‘엄마, 아빠’ 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수어로 불렀을 때 엄마가 쳐다봐주고 반응해주는 모습에서 조금씩 더 수어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아직도 어려운 단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날 연출상을 수상한 이수연 양은 참가 곡을 고를 때 노랫말이 천천히 나와서 따라하기 쉬울 것 같아 선택했지만 오랜시간 연습한 만큼 실수 없이 마무리한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상도 받아 더욱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 수연과 어머니, 수연양의 어머니는 청각장애인이다. 수연양은 엄마와 대화를 위해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성장하면서 제가 엄마나 아빠를 도울 일은 물론 대신해서 해야할 일이 많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수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그래도 항상 저를 사랑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려요.”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똘똘하게 표현하는 수연양의 모습을 어머님은 대견하게 바라봤다.
 
기념사진을 찍으며, 엄마와 머리 위로 손 하트를 만들 때는 그 나이 또래 소녀처럼 수줍은 미소를 짓는 수연양, 그녀가 오늘 발표한 ‘거위의 꿈’ 노래의 가사처럼 어떠한 벽을 있더라도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용기있고 현명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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