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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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보내며
  • 이재상 기자
  • 승인 2019.04.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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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는 제주 서귀포의 A중학교에서 10대 중고교생들이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또래 학생을 수 개월간 집단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해오다 적발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A중학교 3학년생인 B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학교 선배와 동급생 17명에게 15차례에 걸쳐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빼앗겼다.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B군에게 가해학생들은 아버지 휴대전화에 송금앱을 깔게 한 뒤 돈을 갈취했다. 별다른 인증 없이 비밀번호만 누르면 간편하게 돈을 빼낼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가해 학생들은 돈을 주지 않자 인근 공터 등에서 B학생을 폭행했으며 집까지 찾아가 돈을 뜯어냈다.

B군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학교 측에 피해사실을 신고해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종결됐으며 결국 추가범행이 계속됐고 최근 B군 친척과 학교당국의 신고로 경찰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은 주범인 선배 가해학생을 공갈과 특수절도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사회적 보호와 지원이 끊길 경우 제2의 경계성 지능장애 B학생과 염전노예, 도가니 사건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활동지원 또한 마찬가지다. 활동지원이 부족해 집 안방에서 얼어 죽고 욕조에서 익사해 죽고 화재가 났는데도 대피를 못해 질식사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로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일 아닌가.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열린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다른 것들이 발전해도 장애인이 차별받고 손해를 보며 불편을 느끼신다면 그 사회는 선진사회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정책과 자세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장애인들이 차별과 손해, 불편을 겪지 않는 선진사회에 하루 빨리 도달하도록 정부가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장애인이 차별받고 손해를 보며 불편을 느끼지 않는 선진사회로 진입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250만 명이 넘는 장애인들은 차별받고 약탈당하며, 늙어가고 죽어가고 있음을 정부는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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