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봄’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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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봄’ 이란?
  • 배재민 기자
  • 승인 2019.04.16 09:20
  • 수정 2019-04-18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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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원활한 극장관람 위한 브랜드 ‘가치봄’

 

▲ '가치봄' 로고의 가치와 봄이는 박쥐와 부엉이를 모티브로 희망과 상생의 의미를 담고있다.

영화관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영화는 한가한 사람이 즐기는 대표 문화며 커플들의 대표 데이트 코스다. 미국 영화협회에 따르면 한국 영화시장의 규모는 세계 5위다. 국내 인구의 5분의 1에 달하는 관객이 관람한 천만 영화는 이제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들과 청각장애인들에게는 극장에서 한편의 영화를 온전히 감상하기엔 아직 제약이 많다.

작년 7월부터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사)한국농아인협회,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전국상영관협회, 작은영화관은 장애인들의 원활한 극장관람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올 4월 ‘가치봄’ 을 설립했다.

영진위에서 장애인관람환경개선 담당을 맡은 한인철 과장은“가치봄의 설립은 장애인들과 비장애인이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보게 되는 날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며 운을 땠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베리어프리 영화 상영회는 ‘장애인 영화보기 날’, ‘함께보기데이’, ‘베리어프리 상영회’ 등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려 혼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가치봄’이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어 혼선은 줄어들 겁니다.”고 말했다.

▲ 배리어프리 영화 예시 <사진=(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현재 배리어프리 영화

장애인, 선택 폭 좁아

새로운 시스템 연구 중

배리어프리 영화는 전국 74개관에서 상영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조조나 심야 타임으로 보기 힘든 시간대에 상영이 배치된다. 극장에 걸린 모든 영화들이 배리어프리 상영이 가능하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다.

한인철 과장은 “이는 문화예술향유권에 위배되는 상황입니다. 많은 장애인분들이 극장에 가지 못해 집에서 IPTV로 영화를 봅니다. 저희는 장애인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다양한 시스템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각·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상영시스템은 두 가지로, 개방형 시스템과 폐쇄형 시스템이 있다.

개방형 시스템의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스크린에 해설자막, 말 자막, 음악표시를 띄우는 것이다. 배리어프리 영화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포맷이다. 지금까진 텍스트만 있었지만 다양한 색을 사용해 영화 캐릭터들의 감정표현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하지만 화면의 많은 자막을 띄우는 것은 비장애인의 관람 수요를 줄인다. 그래서 극장에서도 현재 개방형 방식의 영화는 관객이 많은 프라임 타임이 아닌 조조나 심야에만 배치해 놓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가치봄은 폐쇄형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폐쇄형 시스템으로 개별모니터 활용 방식이 있다. 관람객 개개인의 단말기로 자막을 보는 방식이다. 핸드폰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다만 개별모니터 활용 방식은 사용자들이 화면과 단말기를 동시에 보기 힘들며 개별모니터의 빛이 다른 관람객들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폐쇄형 시스템은 기술적용 안경 활용방식이다. 자막과 해설이 뜨는 안경을 쓰는 시스템이다. 극장에서 안경만 대여하면 일반관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기술적용 안경의 가장 큰 문제는 자막과 스크린 사이의 거리다.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면 자막과 스크린의 거리 때문에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또한 영화를 정면에서 정자세로 보지 않으면 안경의 자막과 스크린의 각도가 어긋난다.

하지만 한인철 과장은 “연구는 계속 하는 중이고 자막과 스크린의 각도 문제는 자이로센서(기울기센서)를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 문제의 부분적 해결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재 시각장애인 화면해설 방식

영화관 입체적 소리 담지 못해

골전도 이어폰 사용방식 개발중

또한 한인철 과장은 현재 시각장애인들의 영화관람 환경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시각장애인분들은 이어폰으로 영화의 소리와 해설을 동시에 듣습니다. 지금의 시스템은 영화의 사운드를 제대로 잡지 못 합니다. 현재 영화관은 대부분 5.1 서라운드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여섯 개의 스피커로 입체적이고 섬세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이어폰으로는 사운드 효과를 전혀 느낄 수 없는 평면적인 소리만 듣게 됩니다.”

그는 이어서 현재 개발 중인 이어폰에 대해 설명했다. “그래서 골전도 이어폰을 개발 중입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귀로 소리를 듣지 않고 뼈를 진동해서 소리를 듣는 방식입니다.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면 귀로는 영화관의 5.1 서라운드 사운드를, 이어폰으론 해설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가치봄’은 공익적 가치 사업

분명 폐쇄형 시스템이 완성되면 시각·청각장애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영화를 편히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남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장비의 도입으로 인한 영화 값 인상이다.

“가치봄은 공익적인 가치를 지닌 사업입니다. 제가 쉽사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장애인 할인 가격과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아울러 한인철 과장은 영화관람의 불편이 아닌 영화관람 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방안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장애인분들이 영화를 보러 와서 영화관 직원과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영화관에 가기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인터넷을 사용한 예매를 원활히 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 중입니다.”

폐쇄형 시스템은 꾸준히 연구 중에 있으며 이미 특허 출원은 낸 상태다. 영진위는 특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제품은 제작할 예정이며 출시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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