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의 성문제> 지적장애인 성문제, 구체적 교육과 치료 프로그램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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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성문제> 지적장애인 성문제, 구체적 교육과 치료 프로그램 개발 필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01.28 09:40
  • 수정 2019-01-28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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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성범죄 피해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되짚어 보고 발달장애인의 성 관련 행동, 성범죄에 대한 현황 파악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지적장애인의 성범죄율과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눈높이에 맞는 치료 프로그램 개발과 약물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갔다.

지적장애인의 부적절한 성행동을 단순히 장애행동이라 생각하고 방치해서는 안 되며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1월 18일 한양대학교병원은 ‘발달장애인의 성문제’를 주제로 발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한양대학교병원 안동현 한양발달의학센터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였던 발달장애인의 성 관련 행동·성범죄에 대한 현황 파악 및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영화 ‘도가니’를 통해 반짝 관심에 그쳤던 시설에 거주하는 지적장애인들의 성범죄 피해가 얼마나 취약한지와 그 외에도 다양한 문제가 있음을 이 기회에 부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안 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의 사춘기 변화 이후 겪는 성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만 하는지 행동 치료적 접근과 함께 법적인 측면도 살펴보고 적절한 대책을 세우는 데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적장애인 성범죄 재범률 비장애인 비해 3.5배 높아

지적장애인을 위한 성범죄 치료 프로그램 개발 필요 

이날 세미나에서 ‘지적장애인의 성범죄 서론과 의학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인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정장애인의 성범죄 재범률은 비장애인보다 높다고 보고되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성범죄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외국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의 성범죄율은 3.7%, 비장애인은 4%로 비슷한 것에 반해 성범죄 재범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지적장애인이 3.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의 성범죄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판단력 저하, 적응기술의 부족 등 내적인 요인과 △빈곤, 군집생활, 교육수준 저하, 학대 경험 등 외적 요인 △범죄를 저지른 이후에 걸릴 확률이 높고 스스로에 대한 변호 능력이 떨어지며, 금전적인 이유로 적절한 법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등의 법적인 요인을 꼽았다.

그러나 김 교수는 지적장애인 가해자가 이와 관련한 치료와 교육을 받는다면 성범죄 재범률은 확연히 줄어든다며, 지적장애인의 성범죄 치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2003년 발표된 ‘성폭력 가해자의 정신과적 이해’에 따르면 치료받지 않은 가자해자의 재범률은 40%로 높게 나타나지만 치료받은 가해자의 경우 7%까지 재범률이 떨어졌다.

김 교수는 “조사에서도 살펴봤듯이 성범죄를 저지른 지적장애인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며, 일차적으로 비약물적 치료인 인지행동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인지적 왜곡을 교정하는 ‘인지치료’와 올바른 성행위에 대해 교육하는 ‘행동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지적장애인을 고려해 제작한 인지행동 치료 프로그램이 없다보니 이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등 외국에서는 지적장애인을 위한 인지행동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그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며, “모든 프로그램에는 공통으로 △성교육 △성범죄 자체를 정당화하는 인지적 왜곡 교정 △피해자 마음 이해하기 △재발 방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적장애인은 장애가 없는 가해자에 비해 오랜 시간 치료받아야 피해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인지적 왜곡이 교정되는 만큼 이들의 지적 수준에 맞춘 프로그램을 제공해 실질적인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재범 가능성 높은 지적장애인 약물치료 병행할 필요성 있어

약물 부작용 존재…남용-오용막기 위한 시스템 구축해야 

김 교수는 비약물치료 만큼 약물치료에 대해서도 너무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병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범죄 재범 가능성이 높은 지적장애인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성도착증 진단을 받았다면 남성호르몬 수치를 낮춰 성욕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는 항안드로겐 제제(anti androgen agents)인 시프로테론 아세테이트, 아세트산 메드록시프로게스터론 등이 있다.

두 약물은 성욕감퇴를 위한 치료제로 허가받지는 않았으나 시프로테론 아세테이트 또는 아세트산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치료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치료 전보다 각각 22~50%, 25~50%가량 감소해 이상에서 성욕을 떨어트리는 목적으로도 처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약물치료 후 골밀도 손실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18세 미만에게는 투약해서는 안 되며, 치료 전 성호르몬 수치 및 혈당, 신장기능, 간기능, 골밀도 관련 검사를 진행한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성욕이 줄어들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빠르게 돌아온다. 약물치료 자체도 완치 약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약물치료 후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더라도 외부에서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이는 약물을 투약하면 효과가 상쇄된다.”고 약물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적장애인이 정상적인 행위를 했음에도 보호자가 약물을 남용 또는 오용하는 위험성이 존재하는 만큼 반드시 환자의 동의를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등 물리적, 법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적 관심-행동변화 인정하고 구체적 교육 중요

성폭력 전반적 교육 필요 ‘상황중심’으로 지도해야

감각적 자극은 적절한 놀이를 통해 얻도록 하고

사적행동 해도 되는 장소 안 되는 장소 구분교육 

이날은 박수령 한양대학교병원 행동치료사의 ‘발달장애인의 성교육’에 대한 주제 발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박수령 치료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성적 욕구는 비장애인과 동일한데, 성적 정보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제한되고, 또래와의 소통을 통한 사회화의 제한과 학업이나 운동을 통해 성적 욕구를 해소할 자연스러운 방법을 습득하지 못하는 것 등이 부적절한 성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중학생 시기의 지적장애학생들에게서는 이미 성적 관심과 성행동 경향이 크게 나타나므로 그러한 변화를 인정하고 스스로 적절하게 다룰 수 있도록 성지식 및 에티켓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치료사는 우선 발달장애인의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기방어 기술뿐만 아니라 성폭력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치료사는 “지적장애아동의 성폭력 예방기술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들은 낯선 사람이나 유괴상황에 자신을 보호하는 자기보호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초점을 두어 왔다. 물론 지적장애아동이 유괴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방어하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나, 문제는 대부분의 지적장애아동은 유괴상황이 아닌 잘 아는 사람에 의해 성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 성폭력 예방기술에 자기방어 기술뿐만 아니라 성폭력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아동들을 성폭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상황중심’으로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성폭력 예방교육은 성폭력의 상황을 묘사하면서 실제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행동 치료적 접근에 대해 설명했다.

자기자극에 의해 유지되는 행동 처치의 핵심은 문제행동을 통해 감각적인 자극을 얻을 수 없어야 하며, 감각적인 자극은 적절한 놀이를 통해 얻도록 하는 것이다.

우선 문제행동을 할 때 감각적인 자극을 차단시키거나 줄여 주고, 적절한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문제행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할 일을 주고 놀이기술 향상 등 대안 행동을 가르치고, 사적인 행동을 해도 되는 장소와 안 되는 장소를 구분하도록 가르친다.

박 치료사는 “문제행동이 일어날 때는 예를 들어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바지에 손을 넣는 경우 “손 빼”라고 지시를 한 후 빼도록 하고, 손 넣는 행동에 대해 훈육하거나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는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이 행동을 반복하면 매번 설명 및 훈육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자위를 하는 경우에는 사람들이 없는 장소(방, 화장실 등)로 가도록 하고 “방으로 가”라는 지시 외에 길게 설명하거나 훈육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문제행동이 일어나지 않을 때는 자기자극 행동은 어떤 활동을 집중해서 할 때보다 무료한 시간을 보낼 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행동을 감소시키기 위해 적절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사적인 행동을 해도 되는 장소와 안 되는 장소를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그림카드를 만들고 훈련기간에는 해당 장소에 그림카드를 붙여 놓는다. 먼저 해야 할 행동을 알려 주고 사적인 행동을 하려고 할 때 X카드를 가리키며 화장실로 가라고 지시하고 아이가 스스로 장소를 구분해 행동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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