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별같이 제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똑같이 아름다운 빛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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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별같이 제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똑같이 아름다운 빛을 비추고 있다
  • 편집부
  • 승인 2018.12.19 18:17
  • 수정 2018-12-19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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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식/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장
 

세밑 밤하늘에 모래알보다 더 많은 별들이 유달리 적요하게 반짝인다. 137억 년 전 ‘빅뱅(big bang)’으로 시작된 광활한 우주의 탄생! 이 영겁의 시간 속에 탄생한 우주는 마치 신비로이 몽롱한 꿈속과도 같다. 또 다시 영겁의 세월이 흘러 45억 년 전 이 우주에 작디작은 점 하나의 푸른색 지구가 생성된다.

그리고 또 다시 영겁이 흘러 700만 년 전 다양한 온갖 생명 속에 마침내 인류가 탄생한다. 끝도 없는 영겁의 우주 시공간에서 우연인지, 필연이지 오로지 신(神)만이 알 수 있는 듯 유독 이 지구에 인간이란 생명이 움트기 시작했다. 그 수많은 다양한 생명들! 그중 인류는 동종(同種)의 무리 속에서 우연히 객체를 인식하게 되면서 흐릿한 의식 속에 한 객체로서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들은 포도나무에서 우연히 떨어진 열매에서 자연 숙성된 술을 발견하고 술에 취한 것을 신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객체의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신을 숭배하기 시작했다. 바쿠니라 불리는 인류의 최초의 신. 바쿠스 무녀(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속)들은 밤마다 동산에 올라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동경하면서 술을 마시고 황홀의 신비경에 도취된다. 종교가 서서히 태동하고, 인간은 문명을 축적하면서 마침내 오늘날 문명의 최정점에 또 다시 과학을 이용해 저 머나먼 영겁의 우주를 향해 다른 생명 존재를 찾아 수없이 많은 로켓을 쏘아 올리고 있다. 단순 호기심이 아닌 인류가 태초부터 저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향해 의지하고 동경했듯이 또 다른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향해 끝없이 생명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우주를 탐험하고 있다.

이 우주 ! 왜 인간은 그토록 험난한 우주를 향해 위험을 무릅쓰고 탐험을 해야 하는가의 물음에 답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궁금’일 것이다. 최근 인사이트호(화성 무인탐사선)를 화성에 착륙시킨 목적 또한 지구 이외 다른 행성에 과연 생명이 존재하는가이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는 우리 지구 이외에 생명 존재에 대한 아니, 가능성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 지구 이외에 저 영겁의 우주에 다른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만이 유일한 존재일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 존재는 ‘절대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어떤 모습이든 인간존중과 생명 외경(畏敬)으로 이어진다. 생명이 있어 그리고 그 생명에 이성이 있어 인간 모두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자가 된다. 어쩌면 우주에서 미물의 하찮은 존재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경이롭고 기적적인 존재이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대에서 함께 공존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zero)라고 한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아직까지도 이성을 가진 유일한 존재는 인간뿐이다. 우리 모두는 어떻게 표현할 수 없으리만큼 소중한 각자의 존재이다. 그래서 이 지구 아래 인간은 그 어떤 차이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상호 간에 경외감을 가져야 하고 상호간에 사랑해야 하고 상호간에 배려해야 한다.

이 지구상에 인간 존재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마땅히 없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애인 비장애인, 강자와 약자라는 구별은 설 자리가 애초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 그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경외감만이 있을 뿐이다. 이 우주를 바라보면서 모두는 각자의 객체가 그 얼마나 소중한 존재임을 자각해야 한다. 지구에서만 유일한 인간 존재에는 서로의 차별은 있을 수 없다. 인간은 상호존재(interbeing)적이다. 상호가 없으면 개인의 존재를 느낄 수가 없다. 나와 다른 사람, 내 이웃이 있어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저 밤하늘의 수천억의 헤아리기 불가능한 별들은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그러나 모두 하나같이 아름다운 빛을 내뿜고 있다.

우리 모두 이렇듯 이 우주에서 유일한 이성을 가진 생명! 그리고 우주에서 외로운 존재! ‘지금 우리들이 살아 있는 것은 당연한 일 같지만 하나의 기적이고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한다. 우리 모두는 그래서 경외롭다. 차이와 다름은 객체로서 부차적일 뿐이다. 모두는 별같이 다른 모습이지만 누구나 희망의 불빛을 세상에 비추고 있는 소중한 존재이다. 다름과 차이가 야기한 장애란 것은 관계 속에 불편함이지 관계 속에 차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살결을 여미는 한겨울 또 다시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끝자락에서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고적한 한겨울에 살갑게 서로의 사랑과 배려로 새해를 맞이해 보자. 우리 인간은 모두가 예외 없이 완벽함이 아닌 불안하고 불안전한 나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상호존재자로, 상호배려와 상호이해 그리고 상호사랑으로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어야 한다. 서로가 우리 모두는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존재할 수 없는 불안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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