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위험 노출된 취약계층, “KF마스크, 비싸서 매일 못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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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위험 노출된 취약계층, “KF마스크, 비싸서 매일 못 써”
  • 조제호 기자
  • 승인 2018.12.13 11:35
  • 수정 2018-12-13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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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에 취약계층 대상으로 마스크 보급 시범사업 실시 예정

 

▲ 시중에서 판매중인 KF 마스크(사진: 인터넷 갈무리)

 

식약처 인증 KF마스크, 일회용이라 비용 부담돼

전국 복지시설은 발만 동동

노약자, 장애인은 호흡기 질환 등 발병 위험 높아 마스크 착용 반드시 필요해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주 광주·전남은 ‘매우나쁨’, 경기북부·대전·세종·충북·전북·영남권·제주권은 ‘나쁨’의 예보 등급이 내려졌으며, 기타 수도권·충남 지역도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일부 중서부와 남부지역은 대기정체로 인해 황사를 포함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돼 농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미세먼지로 인한 기상 악화가 계속 되는 가운데, 각종 호흡기 질환 등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에게 마스크 보급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뇌병변1급 장애인 A씨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거나 이전에 구입한 일회용 마스크를 5회 이상 재사용해 착용하고 있다. A씨가 편의점에서 구입한 KF80 마스크는 Korea Filter의 약자인 황사마스크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일회용 제품이다. KF80은 평균 0.6㎛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A씨는 “KF마스크의 3개 묶음 상품에서 제일 싼 가격이 4천 원 이상이라 매일 쓰기엔 비용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며 “일회용이라 재사용 금지라지만 면 마스크보단 좋다고 들어서 며칠 더 착용하고 있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실제 시중에서 판매되는 식약처 인증 KF마스크는 제조사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나 낱개 평균 구입 시 대체로 1500원이 넘는다. 마스크를 이틀간 재사용한다 해도 1인당 한 달 구입비용은 2만 2천 원이 넘는 셈이다.
 
 앞서 많은 국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정부에 KF마스크 무상 배급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며 올초 서울시와 김포시 등은 취약계층에게 KF마스크를 무료로 배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기적 사업에 그쳐 아직까지 정부 차원의 전국적 사업으로는 확대되지 않은 상황으로 특히 홀몸노인 및 저소득 가정 등 많은 취약계층이 KF마스크 구입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정부의 2019년 활력 예산안(자료: 기획재정부)
 
 
▲ 정부의 2019년 활력 예산안(자료: 기획재정부)
 
 이에 정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환경과 국민 건강을 고려해 이번 2019년 예산안 발표에서 삶의 질 향상 분야 중 미세먼지 대응 사업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대응 예산을 올해 1조3천억 원에서 1조7천억 원으로 확대해 18년 대비 33.2% 증가시켰으며, 도시바람길 숲을 10개소로, 미세먼지 차단숲은 60ha로 확대하고,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 인프라도 구축해 급속충전기를 1,270기~1,325기로, 승용차를 3.3만대, 버스를 300대로 늘였다.
 
 특히 미세먼지 민감계층 마스크 지원 신규 사업에는 3조원을 투입해 어린이 및 노약자 1만2000명과 현장의 소방인력과 군장병 90만 명에게 우선 보급하는 시범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별 모든 민관 센터의 마스크 지급 사업은 확정된 것이 없어 많은 복지시설 및 관련 단체들은 향후 정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의 시범사업 발표 후에도 전국 복지시설 및 단체의 입장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예산안 내용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공문을 받은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복지관 및 행정복지센터에서 분기별 관내 지역주민에게 보급하고 있지만 마스크 관련 예산 확보도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사협은 “향후 부분적으로 마스크 보급이 실행된다고 하더라도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일 때 약 20일 정도만 일시적 배부에 그칠 수 있어 취약계층 분들에게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도 “미세먼지는 실내외 상관없이 호흡기에 침투하기 때문에 특히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있는 모든 공간에서 심각한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는 국가적 환경 문제”라며 “현재 마스크를 비롯해 공기청정기도 민간센터는 예산이 부족해 센터 내에서 자체 설치 및 보급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고 보여주기식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많은 장애인 분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지 않게 건강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 기저질환이 있는 장애인, 노약자의 경우 대기상태가 나쁠수록 폐렴 등의 질환이 쉽게 유발될 수 있어 이들이 위험군인 만큼 미세먼지의 지속적인 노출이 있을 시 예후가 안 좋을 수도 있어 위험하다”며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유관 종사자 분들은 마스크 착용 알림에 적극 동참해 달라”며 강조했다. 
 
 정부가 마스크 보급에 있어서 내년도 예산안의 시범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대기오염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모든 건강 취약계층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속적인 지원을 수행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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