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터 열까지 이용자 눈높이에 맞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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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이용자 눈높이에 맞췄어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8.10.11 11:17
  • 수정 2018-10-11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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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위한 복지관
▲ 알기 쉬운 미추홀장애인종합복지관 안내 책자를 함께 만든 사람들. (왼쪽부터, 염혜린 직업재활사, 박은용 기획상담팀 대리, 지경미, 김소리, 박태준 직업재활사

안내책자 발간 그 뒷얘기

미추홀장애인종합복지관이 최근 문맹인과 발달장애인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쉬운 글과 그림으로 복지관 사업을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했다.

책자 발간을 기획한 직원들과 함께 책자 발간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여섯 명 중 김소리, 지경미 씨 등을 만나 6개월간의 제작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책자를 기획한 박은용 대리는 “책자를 보는 주체인 장애인분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저희가 초안을 잡을 때 업체 쪽에 보냈던 손그림과 업체 쪽에서 보내준 시안을 지금 와서 다시 보면 최종 완성본과 많이 다른 모습이에요. 처음에는 좀 더 예쁘게, 좀 더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했던 것에 반해 작업을 진행하면서 ‘빼기’에 집중했거든요. 좀 더 심플하게, 더 쉽게를 계속 이야기하고 그 기준으로 수정을 했어요.”

이처럼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정확히 맞춰 제작할 수 있었던 데에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있었다. 업체 쪽에서 시안이 올 때마다 글씨를 가린 채 그림만으로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어떤 내용인지를 물었다. 그림이 복잡할수록 내용은 잘 전달되지 않았고, 심플해질수록 정확한 메시지를 읽어 냈다.

“블라인드테스트를 하면서 처음 책자를 발간하기로 한 취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철저하게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자는 생각이 확고해졌어요.”

이번 작업에 함께 참여한 김소리 씨와 지경미 씨는 “책자 뒤에 제 이름이 있는 게 너무 신기하고 뿌듯해요”라고 말하며, 만족감을 표했다.

김소리 씨는 “기존 복지관 안내책자는 국어책이나 역사책 같아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렇게 그림과 간단한 글로만 표현해 놓으니까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교육과 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의 내용도 이렇게 간단한 책자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경미 씨 역시 “저는 글씨를 읽을 수 있지만 글을 모르는 사람들도 이런 책자를 통해 그림만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고, 그로 인해 복지관을 찾아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관 측은 앞으로도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8개의 사업을 상하반기로 나눠 간단한 책자를 제작·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책자를 만드는 동안 함께 해주신 장애인분들과의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두 번째 세 번째 책자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이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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