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갖기’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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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갖기’부터 시작하자
  • 차미경기자
  • 승인 2018.08.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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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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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펴서 주먹 위로 원을 그린다’
 이는 수어(手語)로 ‘사랑합니다’를 표현하는 동작이다. 그리고 이 동작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정도로 익숙한 동작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다른 문장이나 단어에 대해서도 수어 표현법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추가로 한다면,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등의 손동작을 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을 취하곤 한다.
 이번 탐방 기사를 준비하면서 만난 인천시수어통역센터 김정봉 센터장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안녕하세요’라고 수어를 인사한 뒤, 기자에게 한 번 해보라고 권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사랑합니다’라고 수어를 한 뒤에도 기자에게 해보라고 권유했다.
 수줍게 동작을 따라 하는 기자에게 그가 건낸 말은 “혹시 나중에 농아인을 만난다면 이렇게 인사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상대는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라는 말이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 또한 적지 않다고 하겠지만, 농아인들에게는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움을 주겠다는 상대의 말에 반응하고 응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수어로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사람, 그리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할 수 있다는 김정봉 센터장의 말이 깊은 울림을 줬다.
 장애인들을 자주 접하는 일을 하면서도 사실 아직 그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조심스러워지는 마음이 항상 들곤 한다. 혹시 나의 어떤 언행, 행동이 그들에게 상처를 줄까 움츠려들기 일쑤다.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그러한 조심스러움보다는 관심을 보이고 먼저 인사를 해보는 행동이 그들과 소통하기의 첫걸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는 항상 너무 잘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변화의 첫발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가볍게 지금 마음 그대로 발걸음을 떼어 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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