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뜨거운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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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뜨거운 열정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8.07.20 09:39
  • 수정 2018-07-20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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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멀다 하고 폭염기록을 갈아치우는 요즘이다. 기자 역시 외부 취재가 있는 것이 반갑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더위도 효자동주민센터 앞은 물론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장애인인권 향상을 소리 높이는 장애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삶의 무게보다는 덜 무거운 듯해 보였다.
 연신 땀을 닦아내고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그들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으며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로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시원한 곳을 찾기 위해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어쩌면 내일도 그 자리에 서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다.
 기자가 사진기 셔터를 누르기 위해 동선이 이동하는데, 지나가는 행인 둘이 하는 말이 들렸다. 복장으로 보아 아마 시위가 진행된 곳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 같아 보였다.
 “저 사람들 지난주에도 저 이야기 하지 않았나? 아닌가?”, “몰라 맨날 저래”
 사실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와 참정권 확보 등은 반복적으로 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내용이다. 한 달에 서너 번도 같은, 또는 비슷한 내용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 5일 동안 한 달에 20여 번 이 앞을 지나는 행인들은 그들이 한 달 내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 우리의 현실이다.
 끊임없이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관심을 안 갖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그들은 태양 아래 서야만 하는 게 아닐까?
 빨리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서 시위가 멈추길 바라는 것이 이상적인 것이지만 기자 역시 ‘날씨라도 좀 덜 덥길’이라는 바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씁쓸하기도 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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