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교류 과정에 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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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의 교류 과정에 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 편집부
  • 승인 2018.05.11 09:51
  • 수정 2018-05-1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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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환/수어통역사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끝났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하여 남과 북의 교류가 조만간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통일도 머지않은 날 가시화될 것으로 희망해 볼 수 있다.
 우리 단체(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제공되는 내용에 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를 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7일 남북 정상회담의 중계방송에 지상파방송사인 케이비에스(KBS)와 엠비씨(MBC)는 10시간 가까이 수어통역을 했고, 자막도 내보냈다. 
 중계방송에 이처럼 오랜 시간 수어통역을 한 것은 흔하지 않다. 또한 남북정상의 내용을 장애인들도 알 수 있도록 한 것도 의미가 있다.(방송을 시청한 청각장애인 가운데 수어통역의 질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있다. 이 문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채널인 케이티브이(KTV)나 지상파방송사인 에스비에스(SBS)는 수어통역을 하지 않았다. 중계방송에 동참한 제이티비씨(JTBC)등 케이블방송이나 오마이티브이 등 인터넷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부 지방 교육청에서 케이티브이(KTV) 등에서 중계되는 방송을 해당지역 학교에서 시청하도록 권고하면서 장애인의 시청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장애인에 제공되는 수어통역, 자막, 화면해설은 아주 작은 행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의 시청 서비스와 앞으로 논의될 남북의 문제와 장애인들의 문제는 무관하지 않다. 국내 장애인들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향후 진행될 남북 간의 교류에서 장애인의 문제도 여타의 문제와 대등하게 논의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단체는 남북한 정상회담 등에 장애인의 접근보장을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중계방송에서 케이티브이(KTV)나 에스비에스(SBS) 등은 장애인들의 시청권을 외면했다. 차별 진정하는 등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한편, 이번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합의된 내용 가운데 남과 북의 시간을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기로 한다는 내용도 있다. 돌이켜보면 남과 북이 이질적인 것은 시간만이 아닐 것이다. 70년 분단의 세월만큼이나 벌어진 간극이 사회 곳곳에 산재해 있을 것이다. 
 남과 북이 이질적인 요소는 장애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19세기말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우리나라의 특수교육은 남북 분단 후 70여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격차가 생겼다. 앞으로 남과 북의 교류과정에 장애인의 문제가 다루어져야 하는 이유이다.
 남과 북의 교류가 시작되면 장애인 문제 가운데 먼저 남북의 수어(手語) 교류와 통일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의 교육환경, 전문인 양성, 접근성 등에서도 서로 끌어주고, 지원하는 과정을 통하여 이질성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의 장애인 문제가 권리의 차원에서 정착되어야 한다. 우리 단체가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 장애인의 접근성을 목소리 높여 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북 정상회담이 현실이 되었듯이 남북의 교류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될 남과 북의 교류에 대한 내용을 장애인들도 어떠한 형태이든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류 준비팀들이 꾸려지는 과정에 장애인들의 참여도 보장되어야 하며, 장애인의 문제도 남과 북의 주요한 의제 가운데 하나로 논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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