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이의 사회통합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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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이의 사회통합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다
  • 편집부
  • 승인 2018.05.11 09:24
  • 수정 2018-05-1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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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아이들에게는 기다려지고 기대감이 높아지는 날이지만, 요즘 부모들에게는 워낙 높은 물가 덕분에 우스갯소리로 어린이날은 등골 휘는 날로 여겨지는 즐겁고도 힘든 날이 되었다. 그래도 본인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그 환희와 기쁨을 다시 되짚어 본다면 그 힘든 것도 어느 정도 상쇄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날이 다른 가족들보다 더 깊숙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딸아이를 너무 기다려서 아들 둘에 만족하지 않고, 셋째 딸아이를 맞이하게 된 날이 바로 11년 전 5월 5일 어린이날이었다.
 이 녀석은 참 효심이 깊어서 부모가 열심히 세상을 살라고, 5월 8일 어버이날에 서울대병원 중환자실로 입원을 하여 오랜 기간 생사를 넘나들며, 부모의 애간장을 녹이더니, 결국은 아버지를 자기와 같이 천천히 크는 아이들을 위해 일하라고 등을 떠밀어, 내가 장애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일을 시작한 나의 눈에 비친 10년 전의 중증 장애아이들을 위한 우리나라의 복지는 너무 형편없었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무작정 내가 일할 수 있는 단체를 찾아갔고, 현재의 우리 아이 하고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법 제정에도 참여하고 정책도 만들고 여러 가지 지원서비스를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를 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지금의 내 아이에게는 적용되는 것이 없지만, 중증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려면 어린아이일 때부터 노인이 되었을 때까지 전체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기에 참 열심히 뛰었던 거 같다.
 열심히 한 결과 이제는 법이나 정책 같은 큰 테두리를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 줄기를 잡은 거 같고, 10년 전에 목격했던 형편없었던 아이들을 위한 지원보다는 분명히 나아졌으니, 우리 딸이 나의 등을 떠밀어 일하게 한 효과는 분명히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나는 우리 부모들에게 법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고, 국가에 부족한 자원을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려면, 한 가족이 자기 아이만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통합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지역에 손을 내밀자는 이야기를 계속해 왔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한 아이는 장애아이, 비장애아이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 동네의 아이여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가족이 장애아이의 부모, 가족이 아니라 그냥 동네의 누구 부모, 누구 가족으로 인식이 되어져야 하고, 그런 인식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장애아이를 키우는 가정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같이 호흡해야만 하는 것이다.
 분명히 아직도 한 가족 안에 장애인이 있으면 그 가족은 여러 가지 형태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활동에서 활동의 한계에 부딪치기도 하고, 그런 한계가 시야를 좁게 만들어, 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사회에 통합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지역사회 통합활동을 힘들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10년 전이라면 모를까, 비록 완전하진 않지만, 혹시나 부족함이 아닌 이기주의로까지 비춰질 수 있는 부분까지 보이는 현실에서는 우리 가족들이 방법만 알면 우리 아이를 동네 속의 우리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장애인 가족에게는 장애인 당사자를 사회에 나오게 하기 위한 노력과 열정의 힘이 있다. 그 노력과 열정을 사회에, 우리 동네 사람들과 함께 사용해 보자. 그러면, 우리 아이는 장애아이가 아닌 동네의 누구 집 아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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