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계신 부모님 예전과 다른 행동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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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계신 부모님 예전과 다른 행동 없나요”
  • 편집부
  • 승인 2018.01.29 15:33
  • 수정 2018-01-29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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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발견은 관심에서부터

 

 
 
 
 
 
박기형 교수/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사회가 발전할수록 당면하는 두 가지 현상이 있다. 한 가지는 인구의 고령화이고 또 하나는 전통적인 가족 개념의 해체이다. 세계적인 경제대국의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생활수준은 높아졌지만, 서로의 독립된 생활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보편화됐다. 노인부부와 자녀가 따로 사는 것이 일상화됐다.
 아이러니하게 이 같은 현상은 모두 ‘치매’와 관련 있다. 고령화는 치매의 주요 원인이고, 노인부부 세대와 독거노인의 증가는 치매의 조기 발견을 어렵게 한다. 
 얼마 전 중년부부가 어머니를 모시고 진료실을 찾았다. 어머니는 시골에 거주하고 부부는 도시에서 살면서 1년에 한 두 번씩 명절에 만나는 전형적인 노인부부 세대였다. 이 부부는 예전과 다른 어머니의 행동을 이웃들로부터 전해들은 터였다. 진찰 결과 어머니는 이미 중기의 치매를 앓고 있었다. 자녀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연로한 아버지는 ‘나이 들면 다 그래!’라며 무심히 지나친 탓에 병 키운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조기에 발견했으면 어머니의 미래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치매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한 사람의 자녀로서 안타까움을 넘어 고통스러웠다. 
 현대 의학이 발전하면서 치매는 원인에 따라 완치가 가능하기도 하다. 퇴행성치매도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약물로 진행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완치를 목표로 하는 많은 신약들도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곧 추석이 다가온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많은 도시의 자녀가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 위해 고향으로 향한다. 이번 명절에는 치매 없는 건강하고 우아한 노년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부모님의 상태를 살펴 전조증상 여부를 확인한다. 증세는 다양하다. 평소와 달리 기억력이 떨어졌거나,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반복하고, 잘하던 음식 맛이 변했을지도 모른다. 또 집안일이 서툴러졌고 이유 없이 의심이 늘며 이전과 다른 성격을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들 증상이 있다면 부모님을 모시고 서둘러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치매를 간단히 테스트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돼 있다. 온 가족이 모여서 게임 삼아 즐기며 검사해 보면 좋은 것이다.
 부모는 늘 자식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는 버팀목이 돼 준다. 이번 명절만큼은 부모의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사랑목’이 돼 보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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