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급만 에어컨 가동 금지’시킨 폭염 교장 파면 촉구
상태바
‘특수학급만 에어컨 가동 금지’시킨 폭염 교장 파면 촉구
  • 오혜영 기자
  • 승인 2017.12.14 11:51
  • 수정 2017-12-14 1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차별은 기본, 교사에 막말·갑질까지 일삼아…

 

 
인천 남구 A초등학교 교장 관련 사태 해결을 위한 인천대책위원회가 인천시 교육청 현관앞에서 A초 교장을 파면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월 초,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에도 특수학급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한 인천 남구 A 초등학교 교장의 장애인 차별이 모두 사실로 확인되었다. 
 노동당 인천시당,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13개 단체로 구성된 인천 남구 A초등학교 교장 관련 사태 해결을 위한 인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2월 13일 오후 2시 인천시교육청 현관 앞에서 특수학급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한 A초 교장을 즉각 파면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2월 7일 남구 A 초등학교 교장에 대한 장애인차별진정 사건에 대해 장애인차별과 평등권 침해로 판단된다며 인천시 교육청에 교장징계를 권고하고 교장은 장애인 인권교육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대책위는 인권위가 차별사건에 대해 직접 징계를 권고한 사례는 15년간 20여건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A초등학교 교장의 장애인차별행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교장은 특수학급 2반의 수업시간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하도록 직접지시하고 지시가 지켜지지 않자 행정실장을 불러 2시간동안 질책하는 등 장애학생을 노골적으로 차별하였다. 2016년 5,600건이 넘는 에어컨 제어기록 중 특수학급 에어컨을 가동한 기록은 1건도 없었으며, 32도가 넘는 무더위에 교장실은 무려 7시간동안 에어컨을 가동했지만 특수학급 2반은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았다. 학교 4층에 중앙 제어식 에어컨 컨트롤기에는 자물통이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다른 교실은 트는데 왜 우리 교실은 안 틀어주느냐”는 장애학생의 호소도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한 학생의 학부모는 그 더위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며 매일 아이의 배변주머니를 갈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장애학생의 교육을 위해 쓰여야할 특수교과운영비 집행을 거부, 이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해당 학교의 특수교과운영비 집행율은 불과 45%로 이 지역 집행율 96.5%의 절반 수준이다. 
 학부모들을 더욱 황당하게 만든 것은 “지원을 과도하게 받는 장애인 학생은 습관이 되고 장애인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장애인 부모가 힘들어 자살하고 싶어질 것이다.” 같은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대책위는 인권위가 확인한 장애인차별행위 외에 교장은 성희롱, 폭언, 비민주적 학교 운영 등 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를 계속 보여 왔다고 밝혔다. 교생을 시켜 어떤 선생님이 더 못 가르치는지 평가하게 시켰으며, “나는 완생이고, 너희는 미생이야” 이런 얘기를 교사들에게 자주 했다고 전했다. 
 전교조 인천지부 구자숙 수석부위원장은 “며칠 전 선생님들이 모인자리에서 해당학교의 특수학급 교사를 만났다. 그 선생님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그 학급의 아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써 당당히 살아가는 것이었다. 또한 교장으로부터의 언어폭력과, 교사로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시민이나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준 권리를 자기가 잘났다고 함부로 쓰는 교장, 교감이 많다. 그 권한을 더 이상 가지지 못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구A초 피해학생 학부모가 발언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남구A초등학교 피해학생 학부모는 “눈물이 너무 나서 멈출 수가 없다. 우리애가 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하던 제 마음이 산산조각 났다. 아들 말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고 땀띠도 체질 탓이려니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 고 울먹이며 “에너지 효율관리 차원이라는 둥 1층과 2층은 시원했다고 인터뷰 했는데 기가차서 말도 안 나온다. 이런 분이 다시는 교육의 현장에 계시면 안 될 것 같다. 다시는 차별 대우받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교사들에게 막말하는 교장이 생기지 않도록 꼭 파면해달라.”며 발언했다. 
 이어 문종권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깨끗하고, 차별이 없고, 누구나 존중받는 현장이 되어야할 곳이 학교다. 또 가장 학교책임자로써 모범을 보여야할 교장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을 했다. 우리사회가 아직 바뀌어야 될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며 “앞으로 교육청에서 이번 국가인권위로부터 권고를 받은 교장에 대해서 어떻게 징계를 내릴 것인가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책위는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뒤 지난 5일 간 3890명이 서명한 A초등학교 교장 파면 요구 서명지를 박융수 부교육감 및 교육감권한대행에 전달했으며 박융수 부교육감도 직접 나와 서명지를 받아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