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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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쌓였다
  • 한고은 기자
  • 승인 2017.01.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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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중순을 막 지난 어느 날, 밤사이 눈이 펑펑 쏟아졌다. 출근길 혼잡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났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아수라장이 됐다. 자연의 위력 앞에 곤란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법이든 사람이든 멋대로 부릴 수 있는 몇 사람 정도가 곤란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번호를 준비하면서 쓰게 된 장애인의 포괄적 재난안전대책 마련에 관한 특집기사는 어떤 희망이나 구체적 해법을 제시한다기보다도 재난을 대비하는 우리의 시스템이 얼마나 하위에 머물러 있는가를 조곤조곤 짚어보면서 현실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정말로 하위에 머물러 있다. 장애인에 대한 재난안전에 대해 이제야 막 실효성이 있을지 없을지 모를 법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다. 이상적인 법률 마련이나 방안에 대한 열렬한 토론 등에 참여하고 있노라면, 가끔은 ‘현실 자각’에 쓴웃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힘 있는 자들에 의해, 있는 법도 무력화되는 이 판국에’라는 생각이 차마 지워지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가면서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희망을 본다는데, 기자는 그렇게까지 낙관적인 심성은 못되는 모양이다.
 쌓인 흰 눈이 자연히 녹아 사라질 수 있도록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기를, 자연에 기대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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