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광학교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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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광학교에 다녀오다
  • 오유정 기자
  • 승인 2016.12.05 10:15
  • 수정 2016-12-05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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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무학년제 개인별 맞춤식 특수교육기관
▲ 인천은광학교 전경

 

 

  편견에 가려진 장애학생의 재능을 찾고 세상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학교가 있다. 모두 꿈이 있어 즐거운 학교,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는 학교, 인천은광학교를 들여다보자.  

 
지체장애 유·초·중·고·전공교육기관
 
 사회복지법인 은광복지재단이 1980년 설립한 인천은광학교(은광학교)는 인천시 부평구 마분로에 위치한 지체장애특수학교로 장애학생이 건강한 자립인으로의 도약을 위해 특수교육을 받는 교육기관이다. 
 대한민국 교육법과 기독교 정신에 의해 지체장애아에게 특수교육을 실시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키워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재활인이 되도록 돕는 것에 운영목표를 두고 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공과, 순회학급으로 구성돼 있으며, 23학급에 남학생이 82명, 여학생이 54명으로 총 136명의 학생이 현재 재학 중이다. 또한 교원과 치료사, 특수교육실무원을 포함해 77명의 교직원이 학교와 학급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은광학교는 지난 2011년 학교 건물을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개축해 다양한 시설을 완비했다. 각 학급마다 이동식 침대가 구비된 17개 교실과 30개 부속실을 갖추고 있으며, 시청각실, 보건실, 도서실과 함께 즉흥 연주가 펼쳐지는 음악실, 운동발달과 기초신체능력 신장 등을 위해 장애학생 개인별 맞춤식 물리치료가 이뤄지는 치료지원실, 도예·비누·한지 등 공예수업이 진행되는 공예실 등 장애학생의 재활과 자립생활을 도울 수 있는 체험시설을 마련했다. 
 
▲ 클라이밍장
 
‘능력의 다양성’ 존중…전교생 무학년제 개별 맞춤식 교육
 
 은광학교는 학생 누구나 각자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능력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이를 위해 ‘개개인의 독특한 능력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고자 전교생 무학년제 개별 맞춤식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학생 대다수가 1급 지체장애학생으로 지적장애와 의사소통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장애를 수반하고 있어 장애상황에 따라 각각의 요구사항이 달라 교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업으로는 원하는 교육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교과과정에 앞서 학부모 요구조사서와 담임교사의 면밀한 관찰과 상담을 통해  학생에게 필요한 우선 요구과제를 선정하고, 개별화교육지원팀과 과정별 협의회에서 운영 프로그램, 학생 구성 등 기본적인 계획을 수립해 우선과제 요구가 비슷한 5~7명 학생을 한 그룹으로 나눈다. 
 몇몇 그룹으로 나눠진 학생들은 동일 시간에 과정별로 학년을 없애고 재편성된 그룹의 교실로 이동해 감각, 독서, 놀이체육, 체력활동, 컴퓨터, 미술, 음악 등의 분야에서 맞춤식 교육을 받게 된다. 
 개별 맞춤식 교육은 학부모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은광학교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별 맞춤식 교육활동의 적절성에 대해 43%의 학부모가 매우 적절하다고 답했으며, 절반이 넘는 61%의 학부모가 2016년 중점 사업으로 개별 맞춤식 교육활동을 꼽았다.  

현장서 직접 보고 듣는 체험 중시…학급별 소규모 문화예술 활동 
 
 은광학교는 장애로 인해 경험의 폭이 제한된 학생들에게 색다른 문화체험활동을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도록 해 정서적 안정과 만족감을 높이고자 한다. 
 체험활동은 각 담임교사의 재량에 따라 연 2회 이상 운영되며, 학생들의 연령과 인지수준을 고려한 개별학급 또는 과정별로 나누어진 2~3개 학급이 소규모로 이동해 안전한 여건과 환경 아래 진행된다. 
 또한, 학생과 교사가 함께 프로그램을 계획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우선시 했다. 학생들은 계획한 프로그램에 따라 영화관에 가서 직접 티켓과 팝콘을 구입하고 영화를 관람하거나 부천자연생태공원과 월미공원을 방문해 산책하는 등 학교에서 익힌 실생활에 필요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아울러 부천만화박물관을 방문해 직접 자신의 캐리커처 그리기, 부천식물원에서 화분 만들기 등 지역사회에 속해 있는 문화예술 공연장과 전시회를 이용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키우며,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정보-공예-바리스타 등 직업교육 마련 
전공과로 컴퓨터인쇄과-보치아과 운영 
 
 성인생활에 필요한 기본적 생활기능을 익히고 기초적인 작업기능과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대인관계 등을 위해 중·고등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이 진행되며, 중등과정은 주당 6시간, 고등과정은 주당 8시간씩 실시된다. 
 직업교육은 직업교양교과와 직업실기교과로 나뉘며, 직업교양교과에서는 직업소양교육 및 진로탐색, 직업준비의 내용을 포함해 실시한다.
 중등 직업실기교과로는 정보, 비누·향초공예, 종이(한지)공예, 도자공예, 조기실습, 사무조립 등을 다루며, 직업실기교과 고등과정으로는 정보, 비누·향초공예, 종이(한지)공예, 토탈공예(칠보, 리본, 와이어 등), 도자기공예, 바리스타, 제과·조리실습, 조립·포장 등의 영역을 다룬다. 
 전공과에서는 학생의 능력과 적성, 의사를 고려해 컴퓨터인쇄와 보치아를 공통훈련 내용으로 교육한다. 현장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실기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며 2년 동안 훈련 받게 된다. 
 컴퓨터인쇄과는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한글워드, 파워포인트, 포토샵, 일러스트 등)을 습득해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 및 창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보치아는 표적구에 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해 승패를 겨루는 중증뇌성마비장애인이 참가하는 장애인스포츠로 지체장애학생에게 졸업 후 보치아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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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 한순복 인천은광학교 교장

“장애에 가려져 숨겨진 잔존능력 찾도록 돕고 싶어”
한순복 /인천은광학교 교장
 
 지난 2012년 3월 제7대 교장으로 취임한 한순복 인천은광학교 교장은 은광학교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선봉장으로, 학교 곳곳에 한 교장의 섬세한 손길이 닿아 있다. 모든 학생은 제각각 독특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으로 장애학생들의 숨겨진 재능 찾기에 나침반이 되어주고자 불철주야 노력하는 한 교장을 만났다. 
 
Q. 인천은광학교가 갖고 있는 다른 특수학교와의 차별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은광학교는 최중증중복장애학생들이 있는 학교로 학생의 장애유형이나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 다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희 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개별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수업에 앞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사항과 전문가인 담임교사의 관찰과 상담을 통해 학생에게 필요한 우선 과제를 선정하고, 우선 과제가 비슷한 학생들을 5~7명씩 한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별 소수 정예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음악, 미술활동과 독서활동, 체력신장활동, 놀이체육활동 등 다방면에서 맞춤식 교육을 받게 됩니다.  
 시설 또한 학교시설이 일반학교와 같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친환경적인 소재인 목재 등을 사용해 아이들에게 가정과 같은 조건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특수교육계와 인천시 지역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도 무방할 정도로 우리나라 특수학교 운영체제는 상당히 선진화 돼 있습니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그 안에서 근무하는 실무원의 수가 부족합니다. 특히 신변처리나 이동문제에 있어 많은 도움이 필요한 지체장애학생의 경우 각 학급에 1명씩 지원되는 특수교육실무원으로는 운영하기 힘듭니다. 이런 점이 보완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서 자립할 수 있는 근로장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은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졸업 후 아이들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정으로 돌아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온전히 부모의 몫입니다.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졸업한 장애학생들이 갈 수 있는 주간보호시설이나 단기보호시설이 지역별로 있으면 합니다. 특히 중증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근로작업장이 운영됐으면 합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항상 ‘꿈을 가져야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늘 감사하자.’고 말하지만, 졸업 후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미래가 빤히 보여 마음이 아픕니다.   
 
Q. 교장 선생님께서는 은광학교에 대해 어떤 운영철학을 갖고 계시며 특수교육에 관한 목표는 무엇인가요?
 장애에 가려져 숨겨진 잔존 능력, 그 재능을 찾아주는 과정인 중요한 시기를 지나는 학생들을 돕고 싶습니다.  
 
Q. 2016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함께한 은광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이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다해 끝까지 도전해 볼 만한 꿈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인생을 살겠습니까? 자기 자신만의 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일이어도 기쁘게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긍정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작은 일을 할 때에도 긍정적으로, 작은 것들이 모여서 큰 것들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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