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리우패럴림픽, 한계를 뛰어넘는 감동의 대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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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리우패럴림픽, 한계를 뛰어넘는 감동의 대축제
  • 한고은 기자
  • 승인 2016.09.23 09:42
  • 수정 2016-09-23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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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7·은11·동17…종합 20위
 
 2016 리우올림픽에 이은 또 하나의 축제, 리우패럴림픽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2일 간의 열전 끝에 지난 9월 19일(한국시간) 성황리에 폐막했다. 총 139명의 한국선수단은 금메달 기준, 종합 20위를 기록했다. 장애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기록된 생생한 현장을 들여다보자.  
 
첫 전지훈련…우리는 하나다
 한국선수단은 8월 23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전지훈련을 받았다. 리우에 들어가기 전 시차 및 환경 적응을 하기 위해서였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리우까지 거리가 멀고, 시차 적응 문제로 선수들 경기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경유지인 애틀랜타에서 전지훈련을 하기로 결정했다. 장애인국가대표선수단이 패럴림픽을 앞두고 전지훈련을 하는 것은 ‘최초’였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최적의 훈련환경 조성을 위해서 의무, 한식, 수송, 통역 등 분야별 지원 체계가 마련되고 현지 장애인체육 관련 기관, 공관, 한인회 등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됐다.
 마리에타호텔에 여장을 푼 선수단은 인근 케네소대학 등을 훈련장소로 사용했다. 선수단은 30일까지 전지훈련을 마친 후 31일, 드디어 리우로 입성했다.
 
 

웰컴 투 리우…한국선수단, 리우 입성
 우리 선수단은 9월 5일(한국시간) 리우패럴림픽 선수촌 내 광장에서 대회조직위원회 주최로 세르비아와 합동 입촌식을 가졌다. 입촌식에는 정재준 선수단장을 비롯해 본부 임원과 유도, 역도, 수영, 탁구, 테니스 등 5개 종목 75명의 선수단이 참석했다. 
 대표팀은 리우패럴림픽 올림픽 빌리지 자네스 알카인 촌장과 브라질 시각장애인 육상선수 출신 아드리아 산토스의 환영사를 받았고, 이후 태극기를 게양했다. 
 정재준 단장은 열암 송정희 선생이 ‘대한민국’이라고 쓴 서예 족자를 선물했으며 타일로 만든 사인보드에 ‘We are one team Korea 우리는 하나다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정 단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걷어내고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자는 의미”라며 “선수들이 패럴림픽이 갖는 메시지를 경기를 통해 표출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장애마저 뛰어넘은 이들의 드라마
 9월 8일(한국시간)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경기장에서는 2016리우패럴림픽 개회식이 열렸다. 160여국 4300여명의 장애인선수가 22개 종목에 출전했고, 그중 대한민국 선수단은 총 139명(선수 81명, 임원 58명)으로, 금메달 11개 이상, 종합 순위 12위권 진입을 목표로 했다.
 이희범 2018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장도 개막식 전 성화주자로 실내 일부 구간을 뛰었다. 또 미국의 스노보드 선수이자 영화배우인 에이미 퍼디(37)가 의족을 하고 삼바춤을 췄다. 퍼디는 2014소치동계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37번째로 입장했으며, 기수는 휠체어테니스 이하걸 선수가 맡았다. 북한 선수단은 124번째로 입장했다. 화려한 개회식을 시작으로, 리우에서의 12일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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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톡톡’ 한국 선수들 대활약
 
 사격, 양궁, 탁구, 육상 등 11개 종목에 81명이 출전한 한국은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7개를 따 금메달 순위 기준 종합 20위에 올랐다. 
 우리 선수단은 당초 종합 순위 12위권을 목표로 했으나 20위에 그쳤다. 하지만, 대회에 앞서 이번 선수단에는 세계랭킹 1위 보치아 정호원,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수영의 ‘신예’ 조기성 등이 출전해 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 조기성/수영 3관왕
조기성, 수영3관왕…한국패럴림픽 사상 최초
 한국 수영대표 조기성(21)이 한국 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수영 3관왕에 올랐다. 그동안 한국 패럴림픽 수영엔 2관왕도 없었다.
 조기성은 18일(한국 시각) 리우패럴림픽 수영 남자 S4 자유형 50m 결선에서 39초3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50m는 주종목이 아니었지만 레이스 중반부터 치고 나가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100m, 200m에 이어 세 번째로 챔피언에 오른 조기성은 활짝 웃으며 손가락 3개를 들어보였다. 그는 “이번 금메달은 그동안 힘들게 훈련한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삼겠다.”고 말했다.
▲ 이도연/사이클 은메달

 

 
엄마는 강했다…사이클 이도연, 감동의 은빛 질주
 한국 여자 사이클 대표 이도연(44)이 16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폰탈지역 해변도로에서 열린 사이클 도로경기(H1-2-3-4)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1위 크리스티안 레페(29·독일)보다 2초 늦은 1시간15분58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었다. 이도연은 누워서 손으로 페달을 돌리는 핸드사이클을 타고 45km 거리를 달렸다.
 세 딸의 엄마인 이도연은 이번이 첫 패럴림픽이다. 그는 “딸들이 즐기고 오라고 해서 최대한 마음을 비웠다.”며 “경기 막판에는 여러 번 그만두고 싶었는데 국가대표가 창피하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척수를 다쳐 하반신을 쓰지 못한다. 현재 인천장애인사이클연맹 소속으로 인천장애인스포츠의 위상을 한층 더 공고히 했다.
 
유일무이 전민재, 2회 연속 은메달
 여자 장애인 육상의 간판 전민재(39) 선수 역시 패럴림픽 2연속 대회 은메달을 기록했다. 지난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를 따냈던 전민재는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200m(장애등급 T36) 결선에서 본인 최고 기록인 31초06을 기록하며 중국 시이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5살 때 뇌염을 앓고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은 전민재는 지난 2003년 육상을 시작한 뒤,  1년 만에 전국체전 3관왕을 시작으로 12년 연속 체전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여자 장애인 육상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효자종목 보치아, 역시나 해냈다
 보치아 세계 랭킹 1위 정호원(30)은 17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BC3 개인 종목 결승전에서 그리스의 그레고리우스 폴리치로니디스(35)를 8대1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호원은 그동안 패럴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이 없었는데 이날 그 한을 풀었다. 한국은 대회 막판 나온 정호원의 금메달로 보치아 종목에서 연속(8회) 금메달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은 보치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이후 매 대회에서 금메달 하나 이상을 따왔다.
▲ 9월 16일 리우센트로 파빌리온3에서 열린 탁구TT4-5 남자 단체전 결승에 진출한 최일상이 경기 종료 후 금메달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탁구 남자 단체, 소중한 금 하나
 탁구 남자 단체(TT4-5) 최일상(41)·김영건(32)·김정길(30) 조는 결승전에서 대만을 2대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은 준결승에서 2012년 런던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 조를 2대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영건·김정길이 첫 번째 복식경기를 3대1로 이기며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김정길이 두 번째 단식경기를 1대3으로 내줬지만 세 번째 단식경기에서 최일상이 대만의 베테랑 린옌훙(58)을 3대0으로 제압했다.
 
폐막 하루 앞두고… 기적의 ‘양궁’
 양궁에서는 폐막을 하루 앞두고 첫 은메달이 나왔다. 혼성 W1 오픈 단체전에 출전한 구동섭(35)·김옥금(56) 조가 은메달을 따냈다. 특전사 출신인 구동섭은 2003년 태권도 격파시범 공연을 준비하다 떨어져 척수를 다쳤고 왼쪽 손과 하반신이 마비됐다. 구 선수는 지난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5전국장애인체전에서 6관왕에 오르기도 했으며, 인천장애인양궁협회 소속으로 인천장애인스포츠를 빛내고 있는 대들보다. 김옥금은 52세 때 활을 잡기 시작해 처음 출전한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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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간의 열전 마무리…4년 뒤 도쿄에서 다시 만나요
 
 12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리우패럴림픽 폐막식이 지난 9월 18일(현지시간) 개막식과 같은 장소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의 종합 1위는 금메달 107개를 딴 중국이 차지했다. 영국이 금64, 은39, 동44개로 그 뒤를 이었다. 우크라이나는 금41, 은37, 동39개로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했다. 
 폐회식에서는 최우수 선수상으로 여겨지는 ‘황연대 성취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황연대 성취상은 한국 최초의 장애인 여의사인 황연대 여사가 1988년 ‘오늘의 여성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전액 기부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번 대회 수상자는 난민대표팀의 장애인 수영선수 이브라임 알 후세인(27)과 미국 장애인 여자 육상선수 타티아나 맥패든(27)으로, 순금 75g으로 제작된 메달을 받았다.
 IPC 필립 크레이븐 위원장은 폐회사에서 경기 중 세상을 떠난 장애인 사이클 선수 이란의 바흐만 골바르네자드(48)를 추모했고 이후 성화가 꺼지면서 리우패럴림픽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음 패럴림픽은 4년 뒤인 2020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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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말말말
 
조기성, “금메달 보이십니까?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수영에서 한국 패럴림픽 최초로 3관왕을 달성한 조기성 선수는 현지 인터뷰에서 장애인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저와 같은 장애를 가진 분들, (금메달을 들어올리며) 보이십니까? 여러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이도연, “이런 기분일 줄 몰랐어요.”
 사이클 이도연 선수가 은메달을 기록하며 결승선을 끊고 들어와 눈물을 글썽이며 한 말. “메달을 따면 이런 기분일 줄 몰랐어요. 직접 해보니까 그냥 이루어진 메달이 아니더라고요 눈물 없이 안 되는 메달이라는 거, 이제 알았어요.”
 
정호원, “끝까지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보치아 세계 랭킹 1위 선수인 정호원 선수가 개인전 금메달 수상 후 권철현 코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그동안 힘든 일이 너무 많았었는데 같이 끝까지 옆에 계셔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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