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미래형 일자리,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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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미래형 일자리, 무엇이 있을까?
  • 한고은 기자
  • 승인 2015.03.20 11:32
  • 수정 2015-03-2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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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있어 ‘직업‘이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세끼 식사를 하기 위해 소득을 벌어들이는 행위일 수도 있고 사회인으로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치에 선다는 자존감의 표현 수단일 수도 있다. 각 개인에게 어떤 의미이든지 간에 장애인들에게 ‘직업’, 특히나 ‘양질의 직업’은 독립적인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요소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불균형을 바로 맞추기 위해 비장애인들 역시 힘써야 할 몫이기도 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하 개발원)이 개발한 장애인들의 내일을 위한 미래형 일자리에 대해 알아본다. 

 

캐스트 8명-동료지원가 12명-웹 퍼블리셔 4명 취업중…전망 밝아

 

▪발달장애인 ‘캐스트’

‘캐스트’란? 테마파크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테마파크 자체를 연극무대(stage), 고객을 관객(audience)으로, 직원을 주인공(cast)으로 지칭한다. 테마파크산업의 세계 최고 기업인 디즈니랜드에서 캐스트 명칭을 사용해 테마파크산업의 다른 기업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개발원은 대기업의 ‘괜찮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발달장애인의 욕구를 반영하여 ‘발달장애인 캐스트’라는 새로운 직업영역을 개발했다. 산업 트렌드 분석 및 해외 선진사례 검토를 통해 테마파크산업에서 발달장애인의 직무수행 가능성을 확인하여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하도록 캐스트 직무를 발굴, 조정했다.

기업체에서 기대하는 캐스트의 모습을 갖추기 위하여 발달장애인에게 맞춤형 면접캠프와 중증장애인 지원고용을 실시한 결과 세계적인 테마파크 기업인 에버랜드에는 고객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발달장애인 캐스트 8명이 탄생했다.

 

발달장애인 캐스트의 직업전망 ‘밝음’

일반 캐스트의 다양한 직무는 발달장애인의 캐스트 진출에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이 수행 가능한 직무를 발굴해 세분화한다면 직업적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

비장애인 캐스트의 근무형태(교대근무)를 발달장애인 캐스트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면 고용전망이 낮을 수 있지만, 입사 후 회사 적응 기간인 6개월~1년 정도 근무형태를 일정 시간으로 고정 근무할 수 있도록 채용한다면 고용전망은 밝다.

캐스트의 대부분 직무가 장시간 서 있거나 걸으면서 하는 일이어서 채용 시 지원자의 체력과 근력이 중요하게 여겨지며 직무에 따라서 상황대처 능력도 요구된다. 주방 보조와 유모차 대여 서비스 업무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캐스트 직무에서 고객 응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객의 질문이나 요청에 기본적인 대처가 가능해야 하고 자신이 응대하기 어려울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리자나 동료에게 고객을 연결할 수 있는 상황대처 능력이 있다면 충분히 고용 가능하다.

체력 및 근력, 걷기와 서서 일하기, 들기와 밀기 등 신체활동 능력, 사람들과 어울림, 낯선 사람과의 대화 및 응대 능력, 기본적인 외모관리 능력 훈련, 상황 판단력 등을 고려하고 기초학습 능력이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인 발달장애인에 한해서 대상자를 선발하고 직업훈련을 통해 기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면 발달장애인 캐스트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정신장애인은 노동시장 진입 자체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신장애인은 그 특성상 우호적이고 지지적인 근로환경에서 전문성을 쌓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개발원은 서울시정신건강증진센터와 협력하여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울시에 있는 다양한 유형의 정신보건기관 특성에 맞추어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의 종합적 고용모델을 개발하여 7개 정신보건기관에 12명의 정신장애인이 동료지원가로 취업하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더불어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의 종합적인 고용모델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정신보건분야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 및 직무교육을 실시하여 확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가 하는 일

동료지원가의 주요 업무는 크게 동료상담, 프로그램 진행, 교육강사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동료상담은 상담방법과 내용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될 수 있다. 정신장애인의 집이나 직장을 방문하거나 정신보건기관에 등록신청을 한 대기자나 신규 이용자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멘토 서비스 등이 있다.

프로그램 진행이란 행복찾기(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의 당사자 주도 프로그램), 산책이나 영화 동아리 등 각종 동아리활동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다. 정신건강교육, 사회기술 훈련 등의 보조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한다.

교육강사 활동에는 가족교육, 약물 및 정신과적 증상 교육, 인권교육, 회복패러다임 교육, 기관 방문자 교육 등이 해당한다.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가 되기 위해서는?

동료지원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기적으로 외래진료를 받고 처방받은 약물을 잘 복용하여 정신과적 증상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한글·엑셀 등 사무업무에 필요한 기본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관리를 잘해야 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어주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정도의 원만한 의사소통 능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취업 전에 동료지원가 직무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정신장애인 특화 전문직업으로 성장 가능

동료지원가는 앞으로 정신장애인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전문직업인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직업이다. 동병상련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업무수행으로, 정신보건기관 내에서 수행하는 직무가 다양하기에 추후 동료지원가의 역량이 강화되면 더 다양한 동료상담, 프로그램 진행, 교육강사 활동 등에 진행자로 거듭날 수 있는 발전 가능성이 있다.

사회복지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심리학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으면 업무수행에 용이하다. 사무업무를 수행할 정도의 컴퓨터 활용능력이나 자격증이 있으면 도움이 되며 사례 관리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으면 업무에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에 대한 시범 사업의 의미와 효과를 공유하게 되어 정신장애인 직업재활의 성공적인 롤모델을 제시하고 그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 고용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각장애인 ‘웹 퍼블리셔’

청각장애인은 주로 직무만족도가 낮고 안정도도 기대하기 어려운 단순노무, 농림어업에 주로 종사하고 있으며 서비스 및 관리자·전문가 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는 청각장애인이 고급·전문 직종으로 접근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개발원은 청각장애인이 원하는 직종에 대한 욕구를 파악하고 이들의 바람을 반영하여 IT 분야의

직무개발을 통해 관련 기관과 함께 청각장애인 ‘웹 퍼블리셔’를 양성했다.

청각장애인 전문 복지관인 서울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과 함께 직업영역개발 사업을 진행, 기관의 업무 분담과 벽 허물기를 통해 4명이 ‘웹 퍼블리셔’ 취업에 성공했다. 이뿐 아니라 웹 표준 퍼블리싱(청각)과 웹 접근성(시각)이 가능한 웹팀을 최초로 개발하여 청각, 시각장애 기능을 보완한 고용 창출 사례에 성공했다.

 

왜 ‘웹 퍼블리셔’인가?

웹 퍼블리셔는 웹 디자이너가 제작한 디자인을 PC 및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웹페이지가 표준 규격에 맞게 구현되도록 최적의 인터넷 환경으로 코딩하고 관리하는 웹 표준 및 웹 접근성 전문가를 말한다.

최근 컴퓨터 및 모바일 PC를 활용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확장되며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이용하는 인구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PC 환경에 맞추어진 웹 사이트에 모바일 기기로는 접속할 수 없는 기기 호환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라 법인 사업체에서는 웹 접근성 및 웹 표준화 품질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는 2015년에 일반 기업으로까지 확대될 예정이라 앞으로 웹 퍼블리셔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웹 퍼블리셔가 되기 위해서는?

웹 퍼블리셔가 되는 데는 특별한 학력이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전문대학교 졸업, 그 이상의 시각디자인과 또는 광고홍보학과 등 청각장애인 특유의 시각적 요소가 반영되면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 웹 퍼블리싱 전문가는 서대문농아인복지관(기초) → 일산직업능력개발원(심화), 경영기술개발원 등에서 훈련과정을 이수하면 초급 웹 퍼블리셔로 웹에이전시에서 근무할 수 있으며, 자격증으로는 삼성인재개발원에서 발행하는 민간 1~2급 자격증이 있다. 이 시험은 2013년 1월부터 시행되었으며 매월 4째 주 토요일에 볼 수 있다.

 

웹 퍼블리셔의 열린 미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홈페이지에 장애인을 위한 웹 접근성이 갖춰지도록 의무화됐다. 정부 및 공공기관의 웹 접근성 개선 사업이 크게 늘면서 웹 표준 코딩이 가능한 웹 퍼블리셔를 원하는 곳이 많아졌다.

또한, 웹 페이지를 제작할 때 웹디자이너와 웹 개발자가 웹 페이지를 제작·관리하던 과거와는 달리 제작방식이 다양해지고 웹 기술의 영역이 확장되며 접근성이 중요해짐에 따라, 웹디자이너, 웹 개발자, 웹 퍼블리셔 등 세분화된 3개의 직군이 각자 역할에 충실하고 집중하도록 전문화됐으며, 웹디자이너나 웹 개발자가 웹 퍼블리셔로 직종을 바꿀 정도로 기업의 수요가 높다.

앞으로 홈페이지 활성화가 활발한 소셜커머스 기업, 홈쇼핑, 여행사 등의 대기업, IT 전문기업 등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청각장애인 웹 퍼블리셔, 고용유지 중요

웹 퍼블리셔는 웹디자이너와는 달리 고객과 접해 대화하지 않으며 웹디자이너에게 받은 디자인을 웹 표준 지침에 맞게 코딩하고 제작한다. 또 웹 개발자처럼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청각장애인이 선호하는 컴퓨터를 활용한 전문직으로 진출할 수 있으며, 시각적 요소 판단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급 청각장애인 퍼블리셔가 웹에이전시에 진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유지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꾸준히 역량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어야 한다. 웹 퍼블리셔로서 웹이라는 전문영역에서 지식과 기술, 경험을 쌓는다면 장애와 무관한 전문가로 성장 가능하며, 진입할 수 있는 곳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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