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장애인 사회복귀시스템 실태와 개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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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장애인 사회복귀시스템 실태와 개선점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4.06.0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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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이룸센터에서는 ‘재활병원형 중도장애인 사회복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중도장애인 재활실태 조사’ 결과가 발표됐으며, 앞으로 재활병원 내에서의 사회복귀 시스템의 나아갈 점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우주형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특설화본부장이 세미나 좌장을 맡았으며, 김종인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장이자 나사렛대 부총장이 주제 발표를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찬우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중앙회 사무총장과 박종균 나사렛대학교 외래강사, 주민식 동국사라병원 정책부장, 김웅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장애인권익지원과 사무관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병원이익 없으면 사회복귀 준비여부 판단없이 퇴원종용이 현실

병원에서의 환경이 중도장애인들의 미래를 결정

사회복귀시스템을 중점으로 하는 재활병원 필요

 

 

중도장애인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경제적 후유증’

 

▪중도장애인 재활실태 조사

우선 주제 발표에 나선 김종인 나사렛대 부총장은 지난 2013년 11월 한 달간 입․퇴원 중도장애인 및 장애인단체의 회원 중 중도장애인 1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도장애인 재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대상 중 응답자의 성별은 남자가 140명으로 80.9%를 차지했으며, 여자는 33명으로 19.1%를 차지했다.

장애유형으로는 지체장애가 147명으로 85%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중에서도 척수장애가 89.9%로 107명을 차지했고, 장애등급도 1급이 120명으로 9.4%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장애가 발생한 나이에 대해서는 154명이 응답했으며, 평균 35.24세에 장애가 발생했으며, 입원치료기간은 1년 미만과 1년~2년 미만이 46명(26.6%)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2~3년 미만 36명(20.8%), 4년 이상 24명(13.9%)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중도장애에 대한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고 있었는데 신체적 후유증 정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43으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경제적 후유증 4.24점, 심리적 후유증이 4.06점으로 나타났다.

김종인 부총장은 이 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신체적 후유증의 경우 의료적인 재활 치료로 적극적으로 이뤄지지만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경제적 후유증 부분”이라며, “경제적 후유증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삶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오늘 우리가 세미나를 개최한 궁극적인 목적도 위와 같은 문제의 해결방안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도장애인의 경우 장애를 입으면서 직업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제적 후유증은 곧 직업과도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손상 후 직업이 없다’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133명으로 76.9%나 차지했으며, 손상 전후의 직업에 대해 교차 분석한 결과도 손상 전에는 직업이 있었지만 손상 후 직업이 없어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93명에 달했다.

 

응답자 37.2%가 직업재활서비스 받은 적 없어

 

이처럼 중도장애인의 경우, 손상 후 직업을 잃게 됨으로 인해 경제적 수준 만족도는 5점 만점 중 2.12점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으며, 보험혜택에 대해서도 ‘해당 없음’이 62명으로 35.8%를 차지했고, ‘장애인연금과 장애수당을 수령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61.3%나 됐다.

이처럼 중도장애인들이 경제적 문제를 고민하고 직업을 잃는 현실적인 상황에 처함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중 1년간의 치료기간 동안 재활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은 8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7.2%나 됐다. 이는 직업을 갖길 원하는 사람의 수치가 69.9%, 121명인 것에 비하면 대조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중도장애인들이 재활병원에서 제공되기를 바라는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가장 희망하는 것은 5점 만점의 3.85점을 받은 ‘재활상담’ 부분이다. 그 다음으로는 자립생활훈련(3.82점), 취업알선(3.73점), 일상생활훈련(3.72점), 직업교육과 개인심리상담(각각 3.71점), 장애에 대한 교육, 직업평가, 직업 전 준비, 주거계획(각각 3.69점), 운전교육, 가족상담, 동료상담(각각 3.65점), 레크리에이션, 여가활동(각각 평균 3.44점), 자조모임(3.40점) 순으로 나타났다.

또 재활병원에서 희망하는 직업교육의 종류에는 컴퓨터 교육이 87명(2.5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재활상담사 교육 78명(19.35%), 창업 교육 76명(18.86%), 장애 인식개선 강사교육 50명(12.41%), 문화․예술 교육 39명(9.68%), 외국어(영어, 중국어 등) 교육 32명(7.94%), 디자인 교육 25명(6.2%), 기타 16명(3.97%)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응답자가 희망하는 급여 수준은 150~200만원 미만이 44명(25.4%)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200~250만원 미만 41명(23.7%), 250~300미만 27명(15.6%), 200만원 이상 25명(14.5%), 100~150만원 미만 19명(11.0%), 해당 없음 10명(5.8%), 50~100만원 미만 6명(3.5%), 50만원 미만 1명(0.6%)으로 나타났다.

 

직업재활시 사회복귀시스템과 연계 시스템 필요

 

▪재활병원 내 사회복귀 시스템의 나아갈 점

김 부총장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고 등으로 급성기 재활의료 서비스를 통해 의료적 치료를 받게 되며, 재활병동으로 옮겨진 회복기에는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며, “이러한 시스템은 사회복귀가 아닌 신체적 손상의 감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신속한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의료평가, 물리평가와 함께, 인지 의사소통 평가, 여가활동평가 등 다양한 평가가 이뤄지고 프로그램이 실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재활보조공학기기의 사용, 여가치료, 종합적인 가족훈련, 지지그룹 상담 등 지역사회에 통합생활을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장이 제시한 것이 바로 ‘중도장애인 원스톱 재활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중도장애인에 대한 기존의 서비스 체계에 사회적 역할을 가진 상태로 신속히 사회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재활의 목표를 세우고 급성기 집중재활에서부터 아급성기와 만성기에 이르는 시기 전체에서 병원을 중심으로 재활을 의학상태의 안정화와 합병증의 예방, 신체기능의 최대한 회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단기적 급성기 집중재활 시기가 지나면 아급성기부터 신체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의료적 재활과 함께 신속한 사회복귀를 위한 평가와 다각도로 접근된 재활계획을 수립하며 이를 실시해나가는 초기가 된다. 이후 만성기로 접어들면 지속적인 재활의료로 신체의 기능을 회복하고 건강을 유지하도록 관리하면서 자립생활 훈련과 직업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회복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김 부총장은 “이러한 종합적 재활을 실시하기 위해 급성기 집중재활 시기에는 의료진 중심의 재활이 이루어지겠고 아급성기에는 의료진, 평가사, 재활상담사를 중심으로 치료, 평가, 재활계획의 수립이 이뤄지며, 만성기에는 재활상담가 중심으로 자립생활과 직업재활 등 종합적 재활이 실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의 재활환경과 시스템 중요

 

이어진 토론시간에서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병원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들었느냐가 환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며, 병원에서의 재활 환경과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중도장애인 재활의 완성은 상처와 손상이 아무는 의료적인 재활이 마무리가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 생활하기 위한 사회복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는 데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병원의 재활시스템은 외형확대(건물 증축, 침상수 확대 등)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하드에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 즉 당사자의 욕구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전문인력, 팀 접근방식의 지원, 원스톱 사회복귀 시스템 등 양적․질적 증가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병원에서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들었고 무슨 경험을 했는지는 중도장애인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다. 병원에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장애 정체성에 대한 확립이 필요하다. 준비 없이 사회에 나가면 불균형적인 생활로 복귀가 늦어진다.”며, “직업정보 제공과 생활체력 강화, 위기관리 등 많은 것을 병원 내에서 경험을 해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나사렛대학교 박종균 박사는 “현재 여기서 토론을 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이미 사회복귀를 했기 때문에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도 이 전에 사회복귀를 위해 정말로 힘들고 고통스런 시간을 겪었기에 같은 시간을 보낼 사람들을 위해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지금까지의 의료관점의 중도장애인 재활체계에서는 목표가 퇴원이거나 치료였다. 그래서 치료효과가 없었음에도 혹은 더 증상의 호전이 기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이익이 되는 한 입원치료를 하고 있으며, 병원 이익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사회복귀가 얼마나 준비되었는지의 판단 없이 무책임한 퇴원을 종용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희망고문’, ‘병원탐방’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는 응급기 치료 이후 후유장애가 남을 것이 확실시 되면 바로 치료의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 즉 퇴원이나 치료가 목표가 아닌 장애를 가진 사람의 자립생활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자립생활을 목표로 다양한 지원이 되어야 하며 중도장애인 재활이 최종 목표는 장애 이전의 삶의 질 확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장애인 직업재활은 원직장 원직무가 최우선

 

박 교수는 “중도장애인들은 선천장애인들과는 달리 사회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회성 교육이 특별히 더 필요하지 않고 원직복귀를 할 경우 직업교육이 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중도장애인의 직업재활은 원직장 원직무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장애로 인해 원직장 원직무가 어려우면 2순위는 원직장 타직무, 3순위는 타직장 원직무가 돼야 한다.”며 “원직장 원직무 복귀를 위해서 장애발생 초기부터 원직장 기업주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고, 장애인식 및 장애교육과 당사자의 원직복귀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김웅년 사무관은 “이 자리에 와서 많이 배우고 가는 것 같다.”고 말하며, “현재 재활치료에 있어 시스템 자체가 부족하고, 삶의 질, 사람 중심의 사회복귀 재활치료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발표자와 토론자분들의 말씀에 적극 공감한다.”며, “우리 보건복지부에서는 현재 국립재활원 등 6개 권역 병원들과 직업재활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병원이 갖춰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복귀를 목적으로 하는 재활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지지한다며, 오늘 거론된 의견들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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