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천사들이 하루하루 꿈을 키우는 곳 ‘동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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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천사들이 하루하루 꿈을 키우는 곳 ‘동심원’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4.05.23 11:56
  • 수정 2014-05-30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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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아닌 ‘집’을 꿈꾸는 동심원 안에서 각자의 꿈을 꾸는 작은 천사들, 그리고 그들을 지지해주는 지지자, 옹호자들이 있어 행복한 그곳, 동심원을 들여다보자. <차미경 기자>

개교 14주년 맞은 41명 장애영유아 거주시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에 위치한 동심원은 장애영유아들에게 인간다운 삶과 권리보장을 누릴 수 있는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연령에 맞는 보육 및 의료․재활서비스를 통해 잔존능력의 향상과 기능회복의 기틀을 마련하며, 일상생활의 안정 및 자립의지 고취를 도모해 사회통합에 도움을 주고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장애영유아 거주시설이다.

정원이 50명인 동심원에는 현재 총 41명의 아이들이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남자아이는 27명, 여아는 14명이다.

동심원이 장애영유아시설인 만큼 거주하고 있는 아이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1명이며, 뇌병변장애 16명, 시각장애 1명, 지적장애 22명이고, 연령상 장애미판정을 받은 아이 1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동심원이 처음 개교한 것은 지난 2001년 2월로 올해로 개교 14주년을 맞았지만 지금 동심원은 알록달록한 외관은 물론 실내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접목한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쾌적한 공간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동심원

 

지난 2011년 11월 6일 늦가을 비가 내리던 날 동심원에서는 새롭게 지어진 동심원 준공 및 입주 감사잔치가 열렸다.

2011년 4월 보조금 확정을 시작으로 공사에 들어간 동심원은 대지면적 5,289㎡에 연면적 1,603.97㎡로 지하층에 식당, 주방 휴게실, 기계실, 창고를 두고 1층에는 원장실, 사무실, 자원봉사자실, 건강증진실, 운동발달실을, 2층에는 나울과 잼잼이라 불리는 거주생활관이 위치해 있다. 3층에는 알콩, 달콩이란 이름의 또 다른 거주생활관이, 그리고 4층에는 프로그램실(어울림), 재활활동실, 오감놀이방, 다감각촉진실이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동심원 건물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꾸며졌을 뿐 아니라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설계로 딱딱한 시설이 아닌 맞춤형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오감놀이방’과 동심원의 또 하나의 자랑 ‘에코힐링플레이스’이다.

 

먼저 오감놀이방은 KB금융그룹 지원으로 만들어졌으며, 영유아기의 성장기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놀이활동을 위한 실내 놀이터이다.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오감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놀이방을 통해 동심원 아이들은 일상생활의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신체적 정서적 발달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봄이 되면서 더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에코힐링 플레이스’도 동심원이 자랑하는 공간이다. 복권기금(산림청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조성된 이 공간은 동심원 내 숲을 재조성한 것으로 산책길을 닦아 놓고 정자도 설치하는 등 말 그대로 조용하고 싱그러운 작은 숲 속을 옮겨 놓은 듯하다.

장애를 가진 영유아들이 여가활동으로 삼림욕을 즐김으로써 심리·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등산, 산책 등을 통해 건강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이 공간은 주변 시민들에게도 개방하고 있어 지역사회 구성원 및 외부인에게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돕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장애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동심원은 앞에서도 소개했다시피 자폐성장애와 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지적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영유아들이 함께 지내고 있다.

이에 따라 동심원은 각각 장애유형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아이들 각자의 발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뇌병변장애와 중증․중복장애를 가진 영유아들을 위에서 ‘튼튼이 교실’과 ‘쁘띠페인팅’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튼튼이 교실은 근육의 강직과 이완 등 개별적인 신체 조건에 따른 체형운동 및 마시지 프로그램으로 2차 장애발생 및 신체변형을 예방하고 정서발달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되는 수업이다.

다음으로 쁘띠페인팅 수업은 다양한 개별, 그룹 미술프로그램을 통해 최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며 감각을 개발하고 1:1 지원으로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는 수업이다.

 

또한 지적장애아, 자폐성장애 등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영유아를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콩콩이 교실’과 ‘쿠키 쿠키’, ‘세상속한걸음’ 등이 있다.

콩콩이 교실은 유아체육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신체활동 및 도구를 활용한 개별 미션, 그룹 미션 수행을 실시함으로써 신체발달을 촉진시키고 스트레스 해소와 자신감 향상 등 정서적 발달을 꾀하며, 서로간의 지지와 격려를 통해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또 쿠키 쿠키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식재료를 활용한 미술놀이, 수놀이, 인지놀이와 요리활동을 통해 표현력 및 사회성을 향상시키고 편식습관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세상속한걸음은 지역사회 내 기관 견학, 관람 및 체험, 문화활동을 통해 사회 기술을 향상시켜 자립의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동심원은 생일파티와 돌잔치 등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계절별 놀이공원이나 동물원, 수목원, 공원 등으로 나들이를 진행하고 있으며, 장애유형에 따른 그룹별로 욕구조사를 통해 1박 2일간의 캠프도 실시하고 있다.

또 명절과 크리스마스, 연말 등 절기별로 민속놀이와 파티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은행, 마트, 음식점, 영화관 등 지역사회 기관을 직접 이용하면서 자립심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사회 속에서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심원의 올해 목표는 ‘2014’이다. 우선 2는 ‘1+1’의 의미로 항상 한 번 더 보살피기, 0은 ‘안전사고 제로(0)’, 1은 ‘최고의 서비스’를, 마지막으로 4는 ‘동’을 뜻해서 ‘동심원(童心圓)→동심(童心)→동감(同感)→동행(同行)의 마음으로 올 한해도 마음으로 다가가는 운영을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동심원의 아이들이 ‘알콩달콩’이라는 단어처럼 서로 의지하고 꿈과 희망을 키우며 멋진 어른이 되기를 기대한다.

<인터뷰>

 

 

 

강대봉 원장 / 알콩달콩 동심원

“항상 아이들에게 ‘빚진 자’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강대봉 원장의 이력은 다소 이색적이다. 사회복지계에 발을 들이기 전 강 원장은 ‘보험설계사’의 일을 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고, 그 뒤 20년 가까이 사회복지에 몸담고 있다.

“참 신기한 일이죠? 보험 세일즈를 하다가 지금은 여러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 있다는 게요.(웃음) 하지만 벌써 사회복지에 발을 들인 지도 약 20여년이 됐어요. 이쯤이면 이제 천직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지난 2011년 동심원 원장으로 취임 이래 강 원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보다도 동심원을 신축한 일이라고 했다.

“새로 신축된 동심원 건물이 의미 있는 것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접목한 건물이라는 점이에요.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성별이나 국적, 연령, 문화적 배경,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장애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 및 주변 환경을 만들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즉, ‘모든 사람’을 위한 다자인을 말해요. 동심원에는 딱 어울리는 디자인인 거죠. 그래서 전 동심원이 사람처럼 살기 힘든 사람들이 사는 분리된 공간인 ‘시설’의 의미가 아닌 ‘집’의 의미가 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마음만으로 동심원을 ‘시설’이 아닌 ‘집’으로 바꾸는 것은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강대봉 원장은 턱없이 부족한 시설운영지원비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혹시 동심원과 같은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식비가 얼마로 측정되어 있는지 아세요? 2000원입니다. 이것도 지난해 7월에 인상된 거예요. 그 전엔 1500원이었어요. 평균적인 학교 급식비가 초등학교는 3,300원, 중․고등학생은 3,500원인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이죠. 하지만 1,500원에서 500원을 인상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또 강 원장은 한 달에 550만 원 정도 되는 보조금으로는 정말 시설운영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저희 동심원만해도 전기세, 수도세 등만 어림잡아 500만 원 정도가 들어요. 나머지 50만원으로 운영을 해야 하는 현실이죠.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면역력이 일반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떨어지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있다 보니 건강관리비용이 많이 들어요. 간병비 측정이 연 900원으로 되어 있는데, 1인당 간병비가 7만원이거든요. 한 달 정도 장기 입원을 하면 210만원이에요. 벌써 1/4 정도를 사용하는 거죠. 이렇게 이용인들의 수와 특성에 관계없이 운영비가 측정되다 보니 매월 힘들게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에요.”

시설운영에 대해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강 원장이 아이들에게 풍족하게 해주지 못하는 현실 다음으로 미안하고 답답해하는 부분이 직원들의 처우개선 부분이었다.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과 장애인복지법의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나라가 만든 법을 나라가 지킬 수 없게 만드는 게 지금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동심원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이 저를 노동부에 고발하면 저는 꼼짝없는 범법자가 되는 거죠.(웃음) 이런 비논리가 어디 있습니까. 꼭 직원들뿐만이 아니라 이용인들의 인권 및 보호받을 권리의 보장과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라도 3교대 도입이 꼭 필요한 만큼 현실적인 법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대봉 원장은 항상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묻는 세 가지 질문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이용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인식하고 선택하도록 지원하고 욕구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가? 두 번째는 이용인들을 장애인이 아닌 성장(신체적, 정서적, 지적 등)하는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동심원 가족들은 이용인들에게 어떤 존재인가이다.

“위의 세 질문을 항상 저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있어요. 특히 세 번째 질문에서 저는 우리 동심원 가족들이 이용인들에게 감시자, 보호자, 봉사자 등 뭔가 도움을 주기만하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지지자’, ‘옹호자’의 역할이 되어야 하고 그런 존재이고 싶어요. 우리 가족들에게도 항상 제가 강조하는 부분이고요.”

얼마 전 장애를 가진 신생아 한 명이 동심원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동심원에 막내가 새로 생긴 것이다.

강대봉 원장은 새로 들어온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새로운 식구가 는 만큼 지금까지 보다 더 알콩달콩하고 웃음이 넘쳐나는 ‘동심원’이 될 것 같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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